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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숭아 연정-9> - 여세현 창작소설

작성자
외민동 관리자
작성일
2024-08-05 22:14
조회
125
<복숭아 연정-9>

"앙콜~~~ 앙콜! 앙코르~~~!"
상철이형의 노래가 끝나자 열광적인 환호와 함께 앵콜요청이 쇄도했고, 단박에 분위기는 후끈 달아올랐다.
"앙콜은 한바쿠 돌고나서 부르기로 허고 다음은 나가 가리키는 사람이 부르기로 혔제?"
상철이형은 안평리 처자를 지목했다.

안평리 처자는 수줍은 표정을 지으며 일어나서 조신하게 노래를 불렀다.
"해저문 소양강에 황혼이 지면
외로운 갈대밭에 슬피우는 두견새야~~♪♫ 𝅘𝅥𝅰
열여덟 딸기같은 어린애 순정
너마저 몰라주면 나는 나는 어쩌나
아아 그리워서 애만 태우는 소양강 처녀~~ ♬ 𝅘𝅥𝅯 "

이어서 안평리 처자가 대근이 아재를 지목했고, 아재는 남진과 쌍벽을 이루던 나훈아의 노래로 구성지게 화답했다.
"사랑이 무어냐고 물으신다면
눈물의 씨앗이라고 말하겠어요~~♪♫ 𝅘𝅥𝅰
먼훗날 당신이 나를 버리지 않겠지요
서로가 헤어지면 모두가 괴로워서 울테니까요~~♬ 𝅘𝅥𝅯 "

대근이 아재는 앞동네 성자누나를 지목했는데, 안평리 처자와 대근이 아재 노래가 분위기를 조금 가라앉게 만들었다고 느꼈는지 성자누나는 허리춤을 추켜올리면서 목소리 옥타브를 끌어올렸다.
"닐리리야 닐리리 닐리리 맘보
닐리리야 닐리리 닐리리 맘보~~♪♫ 𝅘𝅥𝅰
정다운 우리 님 닐리리 오시는 날에
원수의 비바람 닐리리 비바람 불어온다네
님 가신 곳을 알아야 알아야지
나막신 우산 보내지 보내드리지
닐리리야 닐리리 닐리리 맘보
닐리리야 닐리리 닐리리 맘보~~~♪♫ ♬ 𝅘𝅥𝅯 𝅘𝅥𝅰"

성자누나는 핸드볼공만한 젖통을 좌우로 흔들어대며 '닐리리 맘보'를 열창했고, 일행들은 박장대소하며 원두막은 어깨춤으로 들썩들썩했다.
흥겨운 분위기를 돋구는데는 상철이형과 성자누나가 그야말로 용호상박(龍虎相搏) 아니 남녀상박(男女相搏)이었다.

그렇게 돌림노래를 부르면서 복숭아파티장은 밤을 찢어버릴것처럼 무르익어갔고, 한식경이 지나자 대근이 아재가 슬그머니 원두막에서 내려와 주인아재에게로 다가와서 부탁을 드렸다.
"아재! 복성을 한관만 더 따줄수 있을게라우? 멀리서 안평리 친구들이 왔는디 복성 몇개씩이라도 손에 쥐어서 보내야헐것 같어서요."
"가만있자~~ 가까운데는 다 따부러서 잘익은 복성이 없고 저 산밑에까정 올라가서 따와야헌게 시간이 쪼까 걸리것는디..."
아재는 원두막 기둥에 걸려있는 후레쉬를 챙겨들었다.
(머시라고라우? 산밑까정 올라가신다고라우?)
순간 나는 모깃불을 모닥거리던 부지깽이를 손에서 떨어뜨리고 말았다.

내 친구들은 과연 무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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