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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숭아 연정-3> - 여세현 창작소설
작성자
외민동 관리자
작성일
2024-08-05 22:02
조회
26
<복숭아 연정-3>
나는 산딸기와 머루를 집에 가서 마루위 책가방 옆에 던져두고 다시 새터골 복숭아밭을 향해 무거운 짐바리 자전거 페달을 밟았다. 장마철 삼복더위라 고온다습한 날씨는 땀을 비오듯 흘리게 만들었고 등줄기를 타고 흘러내린 땀으로 안장에 앉은 엉덩이까지 축축해졌다.
이윽고 복숭아밭에 다달아 입구에 자전거를 받쳐놓고 꼴망태를 어깨에 메고 오솔길을 따라 복숭아밭 가운데 있는 원두막을 찾아갔다. 원두막 위에는 주인아재가 부채질을 하면서 담배를 피고 계셨다. 아재는 울 아부지보다 한살 아래 연배이면서 두분이 친한 사이였고 내가 여러번 복숭아를 사러 왔기 때문에 친척처럼 가깝게 느껴지는 분이셨다.
"아재 안녕하셨어요?"
"응~~ 세현이 왔냐? 아부지는 잘 계시냐?"
"예 잘 계십니다. 오늘도 한관을 사오라고 하셔서요."
나는 바지주머니에서 돈을 꺼냈다. 십원짜리 다섯개를 빼고 500원짜리 지폐를 꺼내니까 5장이었다. 아재에게 돈을 드리면서 말씀드렸다.
"2000원은 오늘 한관값이고요, 500원은 낼모레 반공일날 밤에 우리동네 대근이 아재 친구들이 예닐곱명 오겠다면서 계약금이라고 주셨어요."
"대근이 친구들이 온다고? 남자들만 온다냐? 여자도 온다냐?"
"글씨... 고건 말을 안혀서 모르것는디요. 복성밭을 남자들만 오것어요?"
"여자들이 오먼 치깐(화장실)이 당췌 옹삭시롸서(불편해서) 그러제."
"고건 밤잉께 알아서들 하것지라우."
"알았다. 한관을 딸라믄 시간이 좀 걸링게 여그서 복성 몇개 깍아묵고 있어라. 생긴건 못났어도 맛은 괜찮을 것이다."
아재가 대소쿠리를 들고 복숭아를 따러간 사이 나는 칼로 복숭아를 깍아먹으면서 원두막에서 복숭아밭을 한바퀴 휘~ 둘러보았다. 원두막에서는 넓고 큰 복숭아밭 전체가 한눈에 들어왔다. 원두막에서 가까운 곳은 손이 먼저 가서 그런지 익은것이 거의 없고 멀어질수록 붉으스레한 수밀도가 가지를 아래로 늘어뜨리고 있었다. 특히 원두막에서 가장 먼 산밑쪽은 멀리서도 붉은 복숭아가 무더기로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것이 보였다.
순간 내 머리속에 뭔가 번개처럼 스쳐지나갔다.
낼모레 반공일날 밤이라고 했지...
나는 산딸기와 머루를 집에 가서 마루위 책가방 옆에 던져두고 다시 새터골 복숭아밭을 향해 무거운 짐바리 자전거 페달을 밟았다. 장마철 삼복더위라 고온다습한 날씨는 땀을 비오듯 흘리게 만들었고 등줄기를 타고 흘러내린 땀으로 안장에 앉은 엉덩이까지 축축해졌다.
이윽고 복숭아밭에 다달아 입구에 자전거를 받쳐놓고 꼴망태를 어깨에 메고 오솔길을 따라 복숭아밭 가운데 있는 원두막을 찾아갔다. 원두막 위에는 주인아재가 부채질을 하면서 담배를 피고 계셨다. 아재는 울 아부지보다 한살 아래 연배이면서 두분이 친한 사이였고 내가 여러번 복숭아를 사러 왔기 때문에 친척처럼 가깝게 느껴지는 분이셨다.
"아재 안녕하셨어요?"
"응~~ 세현이 왔냐? 아부지는 잘 계시냐?"
"예 잘 계십니다. 오늘도 한관을 사오라고 하셔서요."
나는 바지주머니에서 돈을 꺼냈다. 십원짜리 다섯개를 빼고 500원짜리 지폐를 꺼내니까 5장이었다. 아재에게 돈을 드리면서 말씀드렸다.
"2000원은 오늘 한관값이고요, 500원은 낼모레 반공일날 밤에 우리동네 대근이 아재 친구들이 예닐곱명 오겠다면서 계약금이라고 주셨어요."
"대근이 친구들이 온다고? 남자들만 온다냐? 여자도 온다냐?"
"글씨... 고건 말을 안혀서 모르것는디요. 복성밭을 남자들만 오것어요?"
"여자들이 오먼 치깐(화장실)이 당췌 옹삭시롸서(불편해서) 그러제."
"고건 밤잉께 알아서들 하것지라우."
"알았다. 한관을 딸라믄 시간이 좀 걸링게 여그서 복성 몇개 깍아묵고 있어라. 생긴건 못났어도 맛은 괜찮을 것이다."
아재가 대소쿠리를 들고 복숭아를 따러간 사이 나는 칼로 복숭아를 깍아먹으면서 원두막에서 복숭아밭을 한바퀴 휘~ 둘러보았다. 원두막에서는 넓고 큰 복숭아밭 전체가 한눈에 들어왔다. 원두막에서 가까운 곳은 손이 먼저 가서 그런지 익은것이 거의 없고 멀어질수록 붉으스레한 수밀도가 가지를 아래로 늘어뜨리고 있었다. 특히 원두막에서 가장 먼 산밑쪽은 멀리서도 붉은 복숭아가 무더기로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것이 보였다.
순간 내 머리속에 뭔가 번개처럼 스쳐지나갔다.
낼모레 반공일날 밤이라고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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