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나의 결혼 이야기 · 제6화 — 삼호다방의 30분
담양터미날 2층에 있는 삼호다방에 들어서니 최백호의 노래 '낭만에 대하여'에 나오는 가삿말처럼 도라지 위스키를 마시는 '그야말로 옛날식 다방' 그 자체였는데, 들고 나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각 면과 시외에서 대중교통이 모여드는 터미날에 자리잡고 있어서 명절때만 되면 수많은 선남선녀를 맺어주는 약속의 공간이었던 것이다.
다방 안을 둘러보니 이미 몇쌍은 만남을 가지고 있는듯 하고, 몇사람은 말끔한 옷차림으로 상대를 기다리고 있는듯 했다.
그런데 담배를 꼬나문 한 사내가 안쪽에서 걸어나오면서 나에게 다가오더니 반기듯이 악수를 청하며 손을 내밀었다.
"어이 세현이 아닌가? 반갑구먼. 여긴 왠일이여?"
"으응... 사람 좀 만나려고..."
그친구는 중학교 동창으로 시골에서 메론 재배 하우스농사를 짓고 있는 친구였는데, 나에게 아는체를 하더니 내옆에 어머니와 큰누나가 같이 있는 걸 보고 다음 멘트를 날렸다.
"오늘 여그 맞선보러 온 것 맞제? 나는 세현이 자네같은 사람은 이런 시골촌구석 다방에서 맞선보고 결혼할 줄은 몰랐네. 허긴 학교댕길때 공부 잘했던 넘들은 연애는 젬병이여. 오늘 꼭 성공허시게. 난 바빠서 이만..."
순간 나는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숨고 싶었다. 쨔식이 목소리라도 낮춰서 할 것이지, 얼마나 목소리가 컸던지 다방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우리를 쳐다보고 있었다.
혹시라도 또 다른 사람을 만날까봐 일부러 구석에 있는 자리를 잡고 앉아 있는데, 한손에 손가방을 든 할머니 한분이 다가와서 넌지시 묻는다.
"혹시 무정면 여씨 총각이신게라우?"
바로 아침에 잘못된 전화를 걸어오셨던 그 중매쟁이 매파이셨다.
어머니가 잽싸게 말을 받았다.
"맞고만이라우. 근디 아가씨는 어디에 있다요?"
"아 인자 시간이 됐응께 곧 올거시요. 쬐까만 지둘려봅시다."
나는 혹여라도 또 누군가와 눈을 마주칠까봐 고개를 숙이고 테이블에 놓인 동그란 성냥갑에서 성냥개비를 꺼내 오각형 탑을 쌓아가며 기다림의 형벌을 꾹참고 견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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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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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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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
시계 분침이 반바퀴가 지나도록 그녀는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작가가 AI와 함께 그린 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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