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언련 공동대표, 중국어과 90학번
언론자유를 짓밟은 2년 11개월
윤석열은 대통령으로 재임한 2년 11개월(2022년 5월 10일~2025년 4월 4일) 내내 악랄하게 언론을 장악하고 언론자유를 파괴했다. 윤석열은 감사원, 국민권익위원회, 검찰 등 국가기관을 총동원해 방송통신위원회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장악했다. 뚜렷한 사유 없이 야당 추천 방송통신위원 임명을 거부하고, 강제적으로 방송통신위원장과 방송통신심의위원장 등을 해임, 해촉했다. KBS 이사를 해임해 공영방송 이사회를 윤정권 수하로 재편하고, 낙하산 사장을 투입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합의제 원칙을 무너뜨리고 위법적인 2인 체제에서 최다액출자자 변경 심사를 강행해 공영언론 YTN을 사영화했다. 수도권을 대표하는 공영방송 TBS 조례를 폐지하고 출연금 지원제도를 해체해 TBS가 존립하는 재정 기반을 근본적으로 와해했다. 윤정권이 자행한 공영방송 탄압과 불법 사영화, 표현의 자유 억압 사례는 차고도 넘친다. 1987년 이후 윤석열 정권 언론 자유도는 역대 정부 중 최저점을 기록했다.
파면 이후, 언론정상화를 향한 첫걸음
윤석열 파면 후 민언련(민주언론시민연합)은 ‘내란 종식과 민주주의 회복’을 대선 시기 대한민국 핵심 과제로 내세웠다. 윤석열 내란정권이 파괴한 공영방송·공영언론 정상화를 통해 언론자유와 미디어 공공성을 회복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윤석열 언론장악 및 내란동조 언론 진상규명을 최우선으로 두고, 공영방송 공공성·독립성 및 시청자 주권 강화를 위한 방송3법 개정, 방송통신위원회·방송통신심의위원회 독립성 강화, 민주주의와 시민 삶을 위협하는 허위조작정보·혐오차별 콘텐츠 규제 강화를 강력히 요구했다.
2025년 여름, 방송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EBS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개정안은 정치권이 관행적으로 나눠 가져온 공영방송 이사 추천 권한을 국회, 시청자위원회, 방송 종사자, 학계, 법조계 등으로 다양화하고, 시민이 공영방송 사장 선출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노사동수 편성위원회 구성을 의무화하고, 편성규약 위반 시 처벌과 보도책임자 임명동의제 등 조항을 신설해 방송 내부의 민주적 견제도 가능하게 했다. 공영방송 정상화와 민주주의 회복을 알리는 신호탄이 터진 셈이다. 공영방송을 시민의 품으로 되돌려주는 뜻깊은 전환점에 섰다.
10월 1일, 기존 방송통신위원회를 폐지하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가 새롭게 출범했다. 지난 4년 이동관-김홍일-이진숙으로 이어진 방송통신위원회는 윤석열 정권에 부역해 언론탄압 행동대장으로 전락했다. 특히 무자격, 부도덕한 기업에 절차와 관련법의 취지를 훼손하면서 YTN을 불법 매각해 공정방송 존립을 파괴한 장본인으로 역사에 기록됐다.
드러난 YTN 불법 사영화의 내막
2026년 2월 10일 오전에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2023년 9월 5일, 방통위가 산업통상자원부와 농림축산식품부에 발송한 ‘업무 관련 의견 제출’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공개했다. 공문에는 “귀 부에서 진행하고 있는 YTN 주식 매각과 관련해 방송의 공공성·공익성을 보장하고 방송법 위반 소지가 발생하지 않도록 양 사의 지분을 통합해 전량매각 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명시했다. 윤석열 정권이 자행한 YTN 불법·강제 매각에 이동관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직접 개입한 정황이 드러났다.
실제로 공문 발송 3일 후, 산업부 산하 한전KDN과 농림부 산하 마사회는 ‘보도전문채널 YTN 지분을 공동매각한다’는 사전 공고를 냈고, 10월 23일 두 공기업이 보유한 YTN 지분 30.95%를 유진그룹이 낙찰받았다. 당시 서로 관련 없는 공기업이 소유지분을 통합하면 양측 모두 헐값 매각이 될 가능성이 높아 정권의 압력이 작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두 공기업은 공동매각에 나선 합리적인 이유를 국민에게 설명하지 않았다.
언론장악기술자 이동관 전 위원장은 졸속으로 YTN 최대주주 변경승인 심사를 진행했고,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발의되자 임명 3개월 만에 줄행랑치듯 사퇴했다. 후임 김홍일 위원장은 언론에 대한 이해가 전무하다시피 한 유통·금융기업 유진그룹의 YTN 최대주주 변경 승인을 강행해 YTN 사영화 추진을 마무리했다. 윤석열 정권이 온갖 편법을 동원해 공기업이 보유한 YTN 지분을 논란투성이 부적격 유진그룹에 팔아넘기는 데 방송통신위원회가 합세했다.
YTN 사영화에 따른 최종, 최대 피해자는 시청자였다. 시청자 권익을 보호하고, 침해에 대한 구제에 앞장서야 할 방통위가 시청자는 안중에 두지 않고 무자격, 부도덕한 기업에 절차와 관련 법의 취지를 훼손하면서 YTN을 불법 매각했다. 유진그룹이 방송을 정치권력의 선전도구로 전락시켜 사적인 이윤 추구 수단으로 삼는 데 몰두하면서, ‘권력을 감시하고 사회적 약자를 보호해 민주주의와 인권을 증진한다’라는 YTN 공정방송 정신이 하루아침에 무너졌다.
방미통위 앞에 놓인 과제
2026년 3월 3일 현재, 정원 7인 합의제 기구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본격 가동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10월 출범한 후 5개월여 만에 위원 5명을 구성해 안건 처리가 가능해졌다. 윤석열 정권이 자행한 공영방송 KBS·EBS 임원 임면과 TBS 표적 탄압,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정치심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물론,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을 위한 방송3법 후속 조치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처참하게 무너진 YTN을 정상화하기 위해, 국민에게 신뢰받는 보도전문채널로 다시 세우기 위해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신속하고 책임감 있게 나서야 한다. YTN 불법 사영화 추진에 대한 진상을 낱낱이 밝혀내는 건 물론, YTN 최대주주 변경 승인 과정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해 최대주주 유진그룹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
군사독재에 맞섰던 민언련과 나의 30년
민언련은 ‘언론권력’을 견제, 감시하는 언론시민단체다. 1984년 12월 19일 군사독재정권의 언론장악에 맞서 투쟁한 해직 언론인들이 주축이 되어 창립했다. 1985년 기관지「말」을 창간했고, 1986년 「말」지를 통해 당시 문화공보부가 신문과 방송을 검열해 기사를 삭제하거나 구체적으로 보도 내용을 지시했다는 내용을 담은 ‘보도지침’을 폭로했다. 정권의 언론장악 행태를 낱낱이 밝혀낸 보도지침 폭로 여파로 민언련은 큰 고충을 겪었지만, 이는 1987년 민주화운동의 기폭제로 작용했다. 1984년 창립 이후 민언련은 시민과 손잡고 언론운동을 전개하며 한국 사회 언론민주화, 언론개혁을 이끄는 데 앞장섰다.
나는 1997년 9월 <언론학교 22기>를 수강하며 민언련과 인연을 맺었다. 민언련 회원 30년 차, 내 삶에서 민언련은 든든한 길라잡이였다. 갈 길을 찾지 못하고 이리저리 헤맬 때, 몇 번이나 나를 위해 불을 밝혔다. 언론 민주화와 언론개혁을 위해 쉼 없이 달려온 여정에서 회원으로서 건강한 영향을 받았다. 전환점에 서 있는 지금, 시민이 언론의 진정한 주인이 될 때까지 민언련이 제 역할을 수행한다는 목표는 변함없다.
시민의 목소리와 염원을 담은 언론개혁 과제를 수행하고, 민언련을 신뢰하고 후원하는 시민회원이 자긍심과 효능감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현실적인 프로그램과 콘텐츠를 기획하는 데 아이디어를 보태야 한다. 시민이 언론의 진정한 주인이 될 때까지 우리는 이 걸음을 멈출 수 없다. 민언련 상임대표로서 넓은 마음으로 귀 기울이고, 단단한 잣대로 판단하겠다. 내 손을 놓지 않고 이끌어준 민언련에 충실히 보답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