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지방선거, 광장의 열망을 일상의 혁명으로 완성할 시간

6.3지방선거, 광장의 열망을 일상의 혁명으로 완성할 시간

6.3지방선거, 광장의 열망을 일상의 혁명으로 완성할 시간

“지방선거는 ‘작은 선거’가 아니다 — 삶을 바꾸는 정치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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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기창

아랍어과 81

오는 6월 3일, 우리는 다시 지방선거를 맞는다. 선거는 늘 반복되지만, 이번 지방선거가 놓인 시간의 좌표는 결코 평범하지 않다. 불과 얼마 전까지 대한민국은 헌정 질서를 뒤흔든 권력 남용과 민주주의의 후퇴를 온몸으로 겪었고, 시민들은 광장에서 스스로 주권자임을 증명했다. ‘빛의 혁명’이라 불린 그 시간은 대통령 파면이라는 헌정사적 결론으로 이어졌고, 정권은 교체됐다.

그러나 질문은 여전히 남아 있다. 정권은 바뀌었지만, 사회는 얼마나 달라졌는가. 시민들이 광장에서 외쳤던 요구는 제도와 정책으로 얼마나 구현되고 있는가. 바로 이 질문 앞에서 이번 지방선거는 단순한 지역 권력 교체를 넘어, 사회대개혁의 방향과 속도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된다.

그만큼 세월의 때가 끼고 현실에 매몰되어 내가 외대 졸업생이었다는 자각도 퇴색될 즈음, 문득 ‘아, 이문동이 있었지! 외대는 많이 변했을까? 깡통과 미네르바동산, 지하 도서관 써클룸은 그대로 있을까?’ 하는 잃어버린 공간에 대한 그리움이 한꺼번에 몰려들었다.

광장은 변화를 이끌었지만 제도는 여전히 더디다

윤석열 탄핵 정국에서 시민들은 다시 한번 한국 민주주의의 주체가 누구인지를 분명히 보여주었다. 추운 겨울과 긴 밤을 견디며 광장을 지킨 시민들은 권력의 오만에 맞섰고, 헌법의 이름으로 대통령을 파면시켰다. 그 과정은 단순한 정권 심판이 아니라, 불공정과 불의에 대한 집단적 거부 선언이었다.

그러나 정권 교체 이후의 현실은 기대만큼 빠르게 달라지지 않았다. 불평등 구조는 여전히 견고하고, 노동·주거·돌봄·교육 영역에서 시민의 체감도는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는 평가가 많다. 시민사회 일각에서 “정권은 바뀌었지만 사회대개혁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이 간극은 어디에서 비롯되는가. 중요한 원인 중 하나는 중앙 정치의 변화가 지방의 구조 개혁으로 충분히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책은 중앙에서 설계되지만, 시민의 삶은 대부분 지방정부의 행정과 예산, 제도 속에서 구체화된다. 바로 이 지점에서 지방선거의 정치적 의미가 다시 부각된다.

멈춰 선 개헌과 선거제 개혁, 기득권에 가로막힌 민의

특히 광장이 요구했던 근본적인 구조 개혁의 목소리는 여의도의 담벼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극복하기 위한 권력구조 개편, 국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기본권 강화, 그리고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는 등 개헌에 대한 뜨거운 열망에 대해 정치권은 아직 시동조차 걸지 않고 있다.

또한, 다양한 소수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승자독식의 폐해를 막기 위한 선거구제 개편 등 선거제도 개혁 역시 요원해 보인다. 거대 양당의 공고한 기득권 카르텔에 막혀 민의를 온전히 담아낼 그릇을 만드는 일은 뒷전으로 밀려나 있다. 이러한 중앙 정치의 지체는 결국 시민들이 체감하는 사회대개혁의 동력을 갉아먹는 근본적인 원인이 되고 있다.

일 잘하는' 유능함을 넘어 '시대와 공감하는' 지도자로

제10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행정 전문가’와 ‘일꾼’을 자처하는 후보들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번 선거는 단순한 지역 개발이나 행정 효율성을 따지는 자리를 넘어선다. 우리 사회를 뒤흔든 내란 음모 논란과 그에 따른 깊은 사회적 상흔을 치유해야 하는 ‘청산’의 과제가 놓여 있기 때문이다.

도로를 닦고 예산을 따오는 능력은 지방 행정가에게 필수적인 덕목이다. 그러나 공동체가 근간부터 흔들리는 위기를 겪었을 때는 그 이상의 가치가 요구된다. 내란 관련 이슈로 분열된 민심은 단순히 경제적 이득만으로 봉합되지 않는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지도자는 행정의 수치를 나열하기보다, 시민들이 느낀 불안과 분노에 진심으로 공감하고 이를 사회적 합의로 이끌어낼 수 있는 감수성을 가진 인물이다.

사법적 단죄만으로는 내란의 상흔을 완벽히 씻어낼 수 없다. 진정한 의미의 내란 청산은 갈라진 공동체의 신뢰를 회복하는 과정도 중요하다. 유권자들은 후보자가 사회적 갈등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그리고 반대편에 선 시민들의 목소리까지 포용할 준비가 되었는지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 실무적인 유능함이 ‘기능’이라면, 사회적 이슈에 대한 공감은 공동체를 지탱하는 ‘심장’과 같다.

지방자치는 주민의 삶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작동한다. 내란이라는 거대 담론이 남긴 갈등의 파편은 평범한 이웃 사이의 불신으로 남았다. 이번 6.3 지방선거에서 선출될 리더는 행정의 효율성 뒤에 숨지 말고, 갈등의 현장에서 시민과 함께 호흡해야 한다. 시대의 아픔에 공감하지 못하는 유능함은 오만으로 변질되기 쉽다. 이제는 시민의 마음을 읽고 상처를 치유하는 성숙한 정치가 필요한 때다.

지방선거는 ‘행정 선거’가 아니라 ‘삶의 정치’다

지방선거는 흔히 ‘덜 중요한 선거’로 취급됐다. 대통령선거나 총선보다 투표율이 낮고, 후보에 대한 정보도 부족한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는 위험한 오해다. 지방정부는 시민의 일상과 가장 가까운 권력이다.

누가 시·도지사가 되고, 누가 기초단체장이 되며, 어떤 사람이 지방의회에 들어가는지는 지역의 주거 정책, 복지 서비스, 노동 환경, 교육 여건, 환경 정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지방선거는 곧 삶의 조건을 결정하는 정치적 선택이다.

특히 사회대개혁의 과제들은 지방정부 없이는 실현되기 어렵다. 돌봄의 공공성 강화, 지역 불평등 해소, 기후 위기 대응, 공공주택 확대, 지방 재정의 투명성 강화 등은 모두 지방정부의 의지와 역량에 달려 있다. 이번 지방선거는 ‘관리형 행정가’를 뽑는 선거가 아니라, 개혁의 방향을 실천할 정치 지도자를 선택하는 과정이어야 한다.

이번 지방선거가 사회대개혁의 분기점이 되는 이유

지금 한국 사회는 전환의 문턱에 서 있다. 탄핵 이후의 정국은 과거로 회귀할 것인지, 아니면 구조적 개혁으로 나아갈 것인지를 가르는 시기다. 지방선거는 이 선택을 지역 단위에서 구체화하는 첫 시험대다.

만약 지방선거가 인물 중심의 인기 경쟁이나 중앙 정치의 연장선에서 소모적으로 치러진다면, 광장에서 확인된 시민의 요구는 다시 제도 밖으로 밀려날 것이다. 반대로 사회대개혁의 가치가 후보 검증과 정책 경쟁의 기준이 된다면, 지방선거는 중앙 정치의 개혁을 밀어 올리는 강력한 동력이 될 수 있다.

이번 선거는 특히 “탄핵 이후의 세상은 달라야 한다”는 시민들의 기대에 응답해야 한다. 내란과 권력 남용을 청산하는 정치적 심판을 넘어, 불평등과 배제의 구조를 바꾸는 실질적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가 사회대개혁의 분기점이 되는 이유

내란 청산과 사회대개혁은 거대한 선언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그것은 지역의 작은 변화들이 축적되며 만들어진다. 공공 돌봄 센터 하나, 노동자 권익을 보호하는 조례 하나, 투명한 예산 공개 시스템 하나가 사회를 바꾼다. 이 모든 출발점이 바로 지방선거다.

63일 지방선거는 과거로 돌아갈 것인지, 새로운 사회로 나아갈 것인지를 묻는 선택이다. 광장에서 확인된 시민의 요구가 제도 속으로 들어갈 수 있을지, 아니면 또다시 미뤄질지를 가르는 분기점이다.

내란 청산과 사회대개혁은 거대한 선언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그것은 지역의 작은 변화들이 축적되며 만들어진다. 공공 돌봄 센터 하나, 노동자 권익을 보호하는 조례 하나, 투명한 예산 공개 시스템 하나가 사회를 바꾼다. 이 모든 출발점이 바로 지방선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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