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작가, 신문방송학과 85
작품 <허스토리 –Echo시리즈>는 자연과 인간이 분리되어 있는 기존 세계관과 달리 이를 밀접하게 연결된 하나의 세계로 보며 여성과 자연을 신성시하는 가이아 영성의 가치들을 발굴하고 복원하는 것을 여성운동의 가장 중요한 과제라 여기고 있던 시기에 만든 작품이다.
가이아 영성은 지구가 물질과 영혼, 인간과 비인간, 정신과 육체, 신성의 분리를 치유하는 위대한 어머니의 이미지이며 모든 형태의 생명이 여성적 형상을 가진 힘에 의해서 창조되어 연결되고 있음을 알려주는 존재라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다. 인간과 영혼이 세상 만물의 영혼과 하나였던 고대 여신사회에서 가이아는 우주를 하나의 역동적인 살아있는 전체로 보는 것이었으며, 세상 만물의 영혼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과거 인류가 자연과 대립하고 자연을 약탈하는 오랜 과정을 거친 현대에 이르러서야 우리는 새로운 지구 신화를 창조하는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가이아는 나 자신이자 살아있는 지구이며 우주이기에 나를 포함한 모든 생명체들을 성스러운 존재로 인식하는 가이아 영성의 회복은 세상을 다시 살려내려는 많은 노력 중의 하나가 되고 있다.
여성의 몸은 곧 자연이자 대지, 지구라는 여성에 대한 생태주의적 비젼을 담은 수전 그리핀Susan Griffin은 그녀의 책 『여성과 자연: 그녀 안에서의 표효Woman and Nature: The Roaring Inside Her』에서 이야기한다.
“우리가 이 지구에게서 만들어졌고 지구의 모양대로 창조되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며 과거로부터····· 이 지구가 우리의 육체들로 되어 있다는 것을 안다. 그것은 우리가 우리 자신을 알고 우리가 자연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자연을 보는 자연이다. 우리는 자연에 대한 관념을 가진 자연이다. 눈물 흘리고 있는 자연이요, 자연에게 자연을 말하고 있는 자연이다”
자연파괴, 생명파괴로 고통받고 있는 지구와 모든 생명체들의 안전을 위해 자연의 품 안에서 모두가 조화로웠던 여신시대의 역사 ‘허스토리’가 다시 복원되고 인간과 자연, 여성과 남성, 문명과 자연이 함께 조화를 이루는 미래지향적 가치들이 다시 살아나길 희망해 본다.
작품은 여신의 세 얼굴 ‘처녀Virgin-어머니Mother-할머니Cron의 형상을 통해 자연과 여성의 유기적 호흡과 신성함을 은유적으로 연결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