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로. 프랑스는 지금 “10대들의 반란”과 “나라 빚 위기”가 한꺼번에 터졌습니다. 둘은 같은 뿌리, 곧 돈이 없는 정부에서 나왔습니다.
1. 고교생 반란
시작. 9월 17일 파리 교외 크레테유의 한 고교에서 교사들이 열악한 환경에 항의해 파업하자, 다음 날 학생들이 수업을 거부하며 동참했습니다. 국내 보도 중에는 시작일을 9월 21일로 쓴 곳도 있습니다.
불만. 교사가 빠져도 대체 인력이 없고, 교실은 과밀하고, 건물은 낡아 더위를 못 막습니다. 대학 입시 지원 시스템(파르쿠르쉬프)에 대한 불만도 큽니다.
규모 (10월 7일까지).
- 10월 6일 전국 시위 인원은 내무부 집계 26만 6천 명, 학생 단체 추산 45만 명입니다.
- 10월 5일 하루에만 전국 고교 3,700곳 중 400곳 넘게 전부 또는 일부 문을 닫았습니다.
- 체포 6,100명(대부분 미성년자), 기소 1,800명 이상(그중 미성년자 1,483명)입니다.
- 부상자는 경찰 715명, 청소년 최소 215명입니다. 불타거나 약탈당한 학교가 24곳입니다.
기름을 부은 사건. 10월 5일 북부 랑스에서 15세 학생이 경찰이 쏜 섬광 수류탄을 주웠다가 손이 터져 손을 잃었습니다. 파리에서는 14세 학생이 최루탄에 맞아 이가 여러 개 부러져 경찰관이 기소됐습니다. 10월 7일 내무장관이 시위 현장의 섬광 수류탄 사용을 중단시켰습니다.
판이 커진 이유. 아이들을 대거 잡아가자 학부모와 교사가 거리로 나왔고, 노조와 대학생, 은퇴자까지 합류했습니다. 기름값 급등과 긴축에 대한 생활비 불만이 함께 터졌습니다. 정부는 “극좌 세력이 개입했다”고 주장합니다. 부모 책임을 묻겠다며 학교를 부순 학생의 가정에서 수당을 깎아 배상받는 법안도 꺼냈다가 반발을 샀습니다.
정부 대응. 르코르뉘 총리는 10월 7일 TV 연설에서 “아이들의 분노는 이유가 있다”며 10월 말에 1차 대책을 내겠다고 했습니다. 우선 다룰 다섯 가지는 결원 교사 메우기, 학교 건물 개선, 시간표 조정, 입시 제도 개선, 학생이 의견을 낼 통로입니다. 학생 단체들은 “구체적인 게 없다”며 총리 면담을 요구하고, 교원 노조들은 추가 파업을 예고했습니다.
2. 나라 빚 위기
숫자.
- 10년 만기 국채 금리, 곧 나라가 돈을 빌릴 때 내는 이자가 한때 5% 안팎까지 올라 2002년 이후 최고입니다. 10월 7일에는 4.85%대였습니다.
- 독일보다 1.52%포인트 더 비싸게 빌립니다. 2011년 유로 위기 이후 가장 큰 차이이고, 이제는 이탈리아나 그리스보다 비쌉니다.
- 나랏빚은 3조 6천억 유로로 경제 규모(GDP)의 119%입니다. 올해 적자는 GDP의 5.4%로, 유럽연합 기준(3%)을 크게 넘습니다.
- 유로화는 달러 대비 17개월 만의 최저까지 떨어졌습니다.
왜 지금인가. 10월 1일 정부가 내놓은 2027년 예산안(540억 유로 규모 절감·증세, 적자 5% 목표)을 시장이 믿지 않습니다. 프랑스는 2023~2026년 4년 중 3년 동안 예산 목표를 못 지켰습니다. 정부는 의회 과반이 없는 소수 정부라 예산 통과도 불확실합니다. 보도에 따르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공격을 강화해 유가가 올랐고, 경유값은 리터당 2.36유로를 넘었습니다.
딜레마. 학생들이 요구하는 것은 돈이고, 시장이 요구하는 것은 지출 삭감입니다. 정부는 교육 예산을 12억 유로 늘린 640억 유로라고 강조하지만, 동시에 수백억 유로를 깎아야 합니다.

3. 정치 시계
- 마크롱은 내년 4월 퇴임합니다. 대선 1차 투표는 2027년 4월 18일, 결선은 5월 2일입니다. 레임덕이라 정부의 힘이 약합니다.
- 극우 국민연합(RN)이 가장 큰 야당입니다. 르펜은 10월 6일 1,400억 유로 절감과 연금 개혁 되돌리기 등을 담은 ‘그림자 예산’을 발표했습니다. 9월 말 여론조사에서는 르펜이 앞서는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 르펜은 7월 항소심에서 유죄가 유지됐지만 출마 금지 기간이 줄어 출마는 가능해졌습니다. 다만 1년간 전자발찌를 찬 가택 연금 조건이 붙었고, 7월 보도 기준으로 출마 여부를 밝히지 않았습니다. 바르델라 RN 대표가 대체 후보로 거론됩니다.
4. 앞으로 볼 날짜
- 10월 13일 의회 예산 심의 시작. 예산이 막히면 총리 불신임과 내각 붕괴로 갈 수 있습니다.
- 10월 말 정부의 학생 대책 발표.
- 유럽중앙은행 유로존 물가가 3.8%라 금리를 올려야 하는데, 프랑스 국채 시장이 흔들리면 지원 카드(TPI, 국채 매입 수단)를 꺼낼지 고민해야 합니다.
우리 눈으로 보면
2016년 이후 프랑스가 겪은 시위들, 곧 ‘노동법 반대’와 ‘노란 조끼’, 2023년 ‘연금 개혁 반대’는 모두 “재정을 아끼자는 정부”와 “삶이 힘든 시민”의 충돌이었습니다. 이번에는 투표권도 없는 15~17세가 앞에 섰다는 점이 다릅니다. 긴축을 정치가 풀지 못하면 그 비용이 가장 약한 세대에게 먼저 간다는 장면입니다.
참고 자료
- France’s sovereign debt crisis explained – Euronews
- French PM says government not indifferent to students’ concerns – Euronews
- France halts police use of stun grenades at student protests – Al Jazeera
- Teen loses hand picking up police grenade – CBS News
- 프랑스 정부, 고등학생 시위 전국 확산에 “이달 말 1차 대책 발표” – 경향신문
- 프랑스 10대 거리로… 교육 불만, 반정부 시위로 폭발 – 민들레
- “수류탄에 손목 날아간 15세”… 학교 500여 곳 휴교 – 파이낸셜뉴스
- France’s Lecornu seeks to calm student protests and cut diesel prices – Eurasia Business News
- France 10-Year OAT Yield – Trading Economics
- RN sets out budget plans with €140 billion in savings – Brussels Signal
- Marine Le Pen cleared to run in 2027, under conditions – CBS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