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민동 포럼과 언론개혁

— 〈외민동 포럼〉×〈찾아가는 민언련 언론학교〉 첫 강좌, 그리고 보도지침 폭로 40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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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식

민주언론시민연합 상임공동대표, 중국어과 90

8월 19일 저녁 서울 종로구 서촌에 있는 민언련 교육관에서 언론 강좌를 열었습니다. ‘건강한 언론과 민주주의’를 주제로 〈외민동 포럼〉×〈찾아가는 민언련 언론학교〉 첫 번째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찾아가는 민언련 언론학교〉는 맞춤형 시민 미디어 교육 프로그램입니다. 〈외민동 포럼〉은 언론, 역사, 문화, 생태 등 다양한 주제의 강좌를 열어 외민동 콘텐츠를 풍성하게 만드는 회원사업입니다. 7월 중순 양봉열 외민동 대외협력위원장(무역90)을 만나 강좌 주제와 중요하게 다뤄야 할 내용 등 외민동 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했습니다. 이날 강좌는 세 가지 순서로 꾸렸습니다.

  • 보도지침 폭로 40주년, 정권 언론통제의 과거와 현재 ― 김현식 민언련 상임공동대표
  • 언론권력과 민주주의 정치 ― 채영길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 모니터 사례 〈혐오도 폭력도 성접대도 ‘논란’? 언론이 흐린 사건의 이름〉 ― 박진솔 민언련 미디어모니터링팀장
'보도지침 폭로 40주년, 정권 언론통제의 과거와 현재' — 김현식 민언련 상임공동대표
'언론권력과 민주주의 정치' — 채영길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모니터 사례 발표 — 박진솔 민언련 미디어모니터링팀장

2시간 내내 외민동 회원들의 집중력이 빛났습니다. 강의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고 좋은 질문을 던졌습니다. 외민동이 품은 저력이 얼마나 크고 단단한지 새삼 실감한 시간이었습니다. 공동체가 함께하니 개인의 삶도 충만해졌습니다.

뒤풀이에서 채영길 교수(신문방송91)가 “형, 오늘 어깨가 많이 치솟은 것 같다”고 했는데, 사실입니다. 민언련 상임대표이자 외민동 회원으로서 뿌듯했습니다.

강의를 듣는 외민동 회원들
질문하는 회원

40년 전 9월 6일, 보도지침 폭로

1986년 9월 6일, 민주언론시민연합의 전신인 민주언론운동협의회(민언협)는 기관지 월간 『말』 특집호를 통해 전두환 군사독재정권의 ‘보도지침’을 세상에 폭로했습니다. 무엇을 보도하고 무엇을 감출지, 제목은 어떻게 달고 기사는 얼마나 크게 다룰지까지 일일이 지시한 권력의 언론통제 실상을 국민 앞에 드러낸 역사적 사건이었습니다. 탄압과 구속을 각오한 언론인들의 용기 있는 폭로는 권력에 복종하던 언론 현실을 흔들고 언론자유를 향한 시민의 열망을 확산시키며 1987년 6월 민주항쟁과 민주화에 기여했습니다.

보도지침 폭로는 단순히 권력의 비밀문건을 공개하는 데 그친 사건이 아닙니다. 권력이 언론을 통치수단으로 삼고 언론이 권력에 복종하던 구조에 정면으로 맞선 언론민주화운동이었습니다.

형태를 바꾼 언론통제, YTN과 TBS

40년이 지난 오늘도 권력의 언론통제는 형태를 바꿔 반복되고 있습니다. 공적 언론의 소유구조를 바꾸고, 이사회와 경영진을 흔들고, 행정권과 재정을 동원해 언론의 존립과 독립성을 압박해 왔습니다. 수단은 변했지만 권력이 자신에게 유리한 언론환경을 만들려는 욕망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보도전문채널 YTN 사영화와 수도권 공영방송 TBS 사태는 권력이 제도와 행정, 재정을 동원해 언론의 독립성을 흔든 결과입니다. 윤석열 정권은 YTN 지분 매각과 유진이엔티의 최다액출자자 변경승인을 강행했고, 2년 7개월여가 지난 지금까지도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는 이 문제를 바로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 8월 21일에는 방송통신위원회 ‘2인 체제’에서 위법하게 이뤄진 변경승인을 취소하기 위한 청문 실시 여부조차 논의하지 못했습니다. TBS는 서울시와 서울시의회의 지원조례 폐지, 재정지원 중단, 출연기관 지정 해제를 거치며 존립 위기에 내몰렸습니다.

누가 책임을 져야 하나

책임 주체는 분명합니다. 방미통위는 YTN 사태를 해결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법원의 변경승인 취소 판결 이후에도 후속 처분을 미뤄온 만큼, 이제는 YTN 최다액출자자 변경승인 문제에 관한 판단을 끝내고 정상화의 길을 열어야 합니다. 유진이엔티는 최대주주 지위를 지키기 위한 행태를 즉각 중단해야 합니다. 방미통위가 변경승인 취소 처분을 내리면 즉각 수용하고 YTN 최대주주 지위에서 물러나야 하며, YTN의 공공성과 독립성을 훼손한 책임을 분명히 져야 합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TBS 사태의 책임부터 인정해야 합니다. 오 시장은 지난 8월 27일 서울시의회에서 과거 TBS 방송의 공정성을 다시 문제 삼으며 ‘공정방송 의지 표명’과 ‘시민 공론화’를 정상화의 전제조건으로 내걸었습니다. 2년째 임금조차 받지 못한 구성원들이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또다시 TBS에 책임을 떠넘기고 정상화에 조건을 붙이는 것은 책임 회피입니다. 오 시장은 자신이 초래한 TBS 사태의 책임을 인정하고 더 이상 조건과 핑계를 내세우지 말아야 합니다. 공적 지원체계를 즉각 복원하고 TBS 정상화를 결단해야 합니다. 서울시의회도 정상화를 위한 지원체계와 제도적 기반을 신속히 마련해야 합니다.

이재명 정부도 책임 있게 행동해야 합니다. 윤석열 정권에서 벌어진 언론장악의 폐해를 청산하고 훼손된 언론의 공공성과 독립성을 회복해야 합니다. YTN과 TBS 정상화를 위한 제도적·행정적 해법을 마련하고, 정권이 바뀔 때마다 공적 언론의 소유와 인사, 존립이 정치권력에 흔들리는 악순환도 끊어야 합니다. 언론의 공공성과 독립성 회복을 약속했다면 이제 그 약속을 결과로 증명해야 합니다.

40년 전의 선택, 오늘의 과제

40년 전 민주언론운동협의회와 『말』은 권력이 감춘 진실을 국민에게 돌려주기 위해 보도지침을 폭로했습니다. 구속과 탄압을 감수하면서도 침묵 대신 폭로를 선택했습니다. 그 용기와 실천은 권력의 언론통제에 균열을 내고 언론자유와 민주주의를 전진시키는 힘이 됐습니다. 보도지침 폭로 40주년을 맞아 다시 다짐합니다. YTN과 TBS를 정상화하고, 권력에 의해 훼손된 언론의 공공성과 독립성을 바로 세우기 위해 싸우겠습니다.

언론을 권력의 도구로 만들려는 시도를 막고 국민의 알 권리와 민주언론을 지키기 위해 외민동 회원 여러분도 함께해주시길 바랍니다.

강좌를 마치고 함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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