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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일자리 그리고 민노총 ⑤ 민주노총은 왜 '노동영향평가'를 꺼냈나 — 환경영향평가 모델의 노동 전용 가능성

작성자
강 민신
작성일
2026-04-16 18:38
조회
2

[시리즈] AI와 일자리 그리고 민노총 — 2025년 4월 민주노총-대통령 간담회를 기점으로, 피지컬 AI 시대 노동권의 재구성 문제를 20회에 걸쳐 다룹니다. 기술 전환의 속도와 노동운동의 대응 사이에 벌어지는 간극을, 역사·제도·현장·국제비교의 시선으로 짚어봅니다.

 



 

AI와 일자리 그리고 민노총 ⑤

민주노총은 왜 '노동영향평가'를 꺼냈나 — 환경영향평가 모델의 노동 전용 가능성



질문으로 시작하자.

여러분이 사는 동네 근처에 대규모 택지개발사업이 추진된다고 하자. 아파트 수천 세대가 들어서고, 도로가 새로 생기고, 상업시설이 확장된다. 사업자는 누구인가? 대형 건설사와 지자체다. 그럼 이 사업의 환경영향을 누가 검토하는가?

답은 여러분도 알 것이다. 환경영향평가다. 대규모 개발사업을 하려면, 사업자가 환경영향평가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 사업이 대기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생태계에 어떤 피해가 가는지, 주민 생활에 어떤 불편이 생기는지를 사전에 조사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평가를 거치지 않고 승인을 받은 사업은 —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 무효다.

자, 이 제도가 있기 전에는 어떻게 했을까? 개발이 일어나고, 환경이 파괴되고, 뒤늦게 주민이 항의하고, 소송이 벌어지고, 이미 회복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손해배상이 지루하게 다퉈졌다. '사후 수습' 모델이었다.

환경영향평가는 이 순서를 뒤집었다. 개발하기 전에 영향을 평가하고, 대책을 먼저 세운 뒤에 개발한다. "치료보다는 예방이 낫다"는 사전예방원칙의 대표적 사례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간담회에서 제안한 것은 바로 이 모델을 노동 영역에 적용하자는 것이다. 노동영향평가. AI와 자동화를 도입하기 전에, 그것이 고용에 미칠 영향을 평가하고 대책을 먼저 마련하자.

단순하고 직관적이다. 그런데 왜 아직 없는가? 그리고 만들면 어떻게 작동해야 하는가?





환경영향평가의 48년 — 실패와 성공의 기록

1977년 12월, 한국은 '환경보전법'을 제정하며 환경영향평가 제도를 처음 도입했다. 도로 건설 등 3개 사업에 한정된 시작이었다.

그런데 여기서 흥미로운 사실이 있다. 법은 1977년에 만들어졌지만, 실질적으로 시행된 것은 1981년부터다. 4년이 걸렸다. 왜? 구체적인 시행 지침이 없었기 때문이다. 법만 있고 실제로 평가를 어떻게 하는지, 누가 검토하는지, 기준은 무엇인지가 정해지지 않으면 제도는 작동하지 않는다.

이것이 첫 번째 교훈이다. 법이 있다고 제도가 있는 것이 아니다. 시행 지침과 집행 구조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법은 종이 위의 글자에 머문다.

1981년 본격 시행 이후에도 환경영향평가는 끊임없는 개정을 거쳤다. 1986년 민간개발사업으로 확대, 1990년 환경정책기본법에 반영되면서 주민 의견 수렴과 사후관리 제도 도입, 1993년 독립 법률(환경영향평가법)로 분리, 2001년 환경·교통·재해 통합평가법 제정, 2012년 전략환경영향평가·환경영향평가·소규모 환경영향평가로 체계화.

왜 이렇게 많이 바뀌었을까? 대상 사업이 너무 좁다, 주민 의견이 반영되지 않는다, 평가 내용이 형식적이다, 사업자가 유리한 컨설턴트를 고용해서 결과를 왜곡한다, 승인 이후 실제 공사가 평가서와 다르게 진행된다 — 이런 비판이 계속 제기됐기 때문이다.

여러분, 48년에 걸쳐 개정을 반복하는 제도라니. 짜증이 날 법하다. 그러나 이것이 두 번째 교훈이다. 완벽한 제도는 처음부터 만들어지지 않는다. 불완전하게 시작해서 문제가 드러나면 고치는 것이다. 환경영향평가가 처음 도입된 1977년에, 모든 문제를 예측하고 완벽한 법을 만들 수 있었을까? 불가능하다. 그래서 시작했고, 고쳤고, 또 고쳤다.

노동영향평가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처음부터 완벽한 제도를 기다리다가는 영영 시작하지 못한다.





환경영향평가에서 배울 것과 피할 것

제도 설계자의 관점에서 보면, 환경영향평가의 48년 역사는 보물 창고다. 성공과 실패가 모두 기록되어 있다. 노동영향평가를 설계한다면, 무엇을 배우고 무엇을 피해야 할까?

배울 것 1 — 사전예방원칙의 제도화. 환경영향평가의 가장 큰 성과는 "일단 하고 보자"에서 "영향을 먼저 보자"로 패러다임을 바꾼 것이다. 이것은 단순히 하나의 절차가 아니다. 개발주의 세계관에 균열을 낸 것이다. 노동 영역에서도 같은 전환이 필요하다. "일단 AI 도입하고 나중에 수습하자"에서 "영향을 먼저 평가하고 도입하자"로.

배울 것 2 — 법적 구속력의 확보(와 그 한계). 대법원은 환경영향평가를 거치지 않고 승인된 행정처분을 "중대·명백한 하자로 당연무효"라고 일관되게 판시해 왔다. 이것이 환경영향평가가 종이 위 제도가 아니라 살아있는 제도로 작동한 핵심 이유다. 평가를 거치지 않으면 사업 자체가 무효가 되므로, 사업자는 반드시 평가를 거친다.

그런데 여기에 중요한 함정이 있다. 대법원은 평가를 거치기만 하면 내용이 다소 부실해도 "입법 취지를 달성할 수 없을 정도"가 아닌 이상 위법하다고 보지 않는다. 실제로 이 "입법 취지 형해화" 기준을 충족해 처분이 무효가 된 사례는 드물다. 그래서 환경영향평가가 "통과 의례"가 되고 있다는 학계의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이 양면을 모두 봐야 한다. 평가 자체의 의무화는 법적 구속력을 통해 가능했지만, 평가 내용의 충실성은 법원이 보증하지 못했다. 노동영향평가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지 않으면 AI 도입이 불가능한 것"까지는 만들 수 있다. 그러나 "형식적으로 통과시키는 것"을 막는 장치는 별도로 필요하다. 이 문제는 아래에서 다시 다루겠다.

배울 것 3 — 주민(당사자) 의견 수렴 절차. 1990년 환경정책기본법 개정으로 주민 의견 수렴과 공청회가 의무화됐다. 이전에는 전문가들이 모여서 평가하고, 주민은 결과를 통보받았다. 지금은 주민이 평가 과정에 직접 참여한다. 노동영향평가에서 이에 해당하는 것은 무엇인가? 당연히 노동자 대표의 평가 과정 참여다. 사용자가 컨설턴트를 고용해서 영향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조합이나 노동자 대표가 평가 과정에 공식적으로 참여하고 의견을 제시할 권리가 보장되어야 한다.

자, 이제 피할 것들이다.

피할 것 1 — 형식주의. 환경영향평가의 가장 큰 비판은 "통과 의례"가 됐다는 것이다. 사업자가 환경 영향이 크지 않다는 결론을 미리 정해 놓고, 그에 맞춰 평가서를 작성한다. 환경 컨설팅 회사들은 사업자의 비용으로 일하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사업자에게 유리한 결론을 내리게 된다. 노동영향평가에서 같은 함정을 피하려면? 평가의 독립성을 제도적으로 보장해야 한다. 사용자가 비용을 대되, 평가 기관은 노사 공동으로 선정하는 구조가 필요하다.

피할 것 2 — 사후관리의 부실. 환경영향평가는 사업 시작 전에 이루어진다. 그러나 실제 공사가 평가서대로 진행되는지, 약속한 저감 대책이 실행되는지는 별개 문제다. 사후관리가 부실하면 평가는 요식행위가 된다. 노동영향평가에서도 사후 모니터링이 필수다. AI 도입 1년 뒤, 3년 뒤에 실제 고용 영향을 추적하고, 평가 당시 약속한 전환 교육과 재배치가 이행되는지를 검증해야 한다.

피할 것 3 — 대상 사업의 협소한 설정. 환경영향평가는 초기에 대규모 사업만 대상으로 삼았다. '택지개발사업 30만㎡ 이상' 같은 식이다. 그러다 보니 중소 규모 사업이 쌓이면서 발생하는 누적 영향이 포착되지 않았다. 노동영향평가에서도 같은 실수를 반복할 수 있다. 대기업의 대규모 자동화만 평가 대상으로 하면, 중소기업의 개별 자동화가 누적되면서 만드는 고용 충격은 사각지대에 남는다.





노동영향평가 설계안 — 구체적 제안

이상의 교훈을 종합해서, 노동영향평가의 구체적 설계안을 제시한다. 이건 하나의 제안일 뿐, 완성된 설계는 물론 아니다.

대상. 일정 규모 이상의 자동화·AI 도입 투자. 구체적으로는 ① 설비 투자액 기준(예: 단일 프로젝트 10억 원 이상) 또는 ② 영향 인력 기준(예: 영향받는 노동자 30명 이상). 둘 중 하나에 해당하면 평가 대상. 중소기업의 점진적 도입을 놓치지 않기 위해, 동일 사업장에서 3년 누적 기준도 병행.

평가 항목. 직군별 고용 영향(몇 명이 직무 변경, 재배치, 해고 대상인지), 전환 교육 계획(대상자, 기간, 비용, 예상 성과), 이득 배분 계획(절감된 인건비의 일정 비율을 어디에 쓸 것인지), 노동자 의견 수렴 결과.

절차. ① 사업자가 평가 초안 작성 → ② 노사 공동으로 선정된 독립 평가기관의 검토 → ③ 노동자 대표 및 해당 산별노조의 의견 제출 → ④ 고용노동부 산하 심의위원회 심의 → ⑤ 조건부 또는 무조건부 승인.

법적 구속력. 평가 없이 도입한 자동화는 근로기준법상 부당해고 추정. 평가를 거쳤더라도 약속한 전환 대책을 이행하지 않으면 이행강제금 부과.

사후관리. 도입 후 1년, 3년, 5년 시점에 실제 고용 영향 조사 의무화. 당초 계획과의 괴리가 클 경우 추가 대책 수립 의무.

이 설계안은 완성된 것이 아니다. 각 부분마다 정교한 논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런 구체성이 없으면, "노동영향평가 도입하자"는 구호는 공허하다. 민주노총이 "연구해서 가져가겠다"고 했을 때, 이런 수준의 구체안을 들고 나와야 한다는 뜻이다.





가장 큰 걸림돌 — "경영권 침해" 프레임

예상 반론을 다뤄보자. 노동영향평가 도입을 이야기하면 즉각 돌아올 반응이 있다. "경영권 침해다."

자동화 여부, 시기, 범위를 결정하는 것은 경영진의 고유 권한이라는 주장이다. 이 주장은 법적으로 일정한 근거가 있다. 한국 법원은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를 상당히 폭넓게 인정해 왔다. 기업의 투자 결정과 구조조정을 노동자의 동의 대상으로 보는 전통이 약하다.

그러나 이 프레임 자체를 깨야 한다. 환경영향평가가 도입될 때도 똑같은 반발이 있었다. "개발권 침해다, 기업 활동의 자유를 제약한다, 이런 규제는 경제 발전을 저해한다." 그러나 48년이 지난 지금, 환경영향평가 없이 개발하겠다고 주장하는 기업이 있는가? 없다. 그것이 상식이 됐기 때문이다.

상식은 저절로 형성되지 않는다. 제도가 만들어지고, 익숙해지고, 그러다 보면 "당연한 것"이 된다. 노동영향평가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처음에는 경영권 침해라는 반발이 거셀 것이다. 10년이 지나면 "평가 없이 대규모 자동화를 도입한다는 게 말이 되나?"라는 반문이 상식이 될 것이다.

물론 이 전환이 저절로 일어나지는 않는다. 노동운동의 끈질긴 싸움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싸움의 첫 단계가, 구체적인 제도안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는 것이다.





유럽은 이미 하고 있다 — 그리고 한국은 왜 안 하고 있나

여기서 잠깐, 국제 비교를 짧게 해보자. 유럽에서는 AI와 자동화 도입에 대한 사전 평가 제도가 부분적으로 이미 존재한다.

독일의 경우, 2021년 6월 시행된 직장평의회 현대화법(Betriebsrätemodernisierungsgesetz)으로 직장조직법(BetrVG) 여러 조항에 AI 관련 내용이 명시됐다. AI 도입 시 직장평의회의 정보권과 자문권(§90), 전문가 자문 소환권(§80), 인사 선발 가이드라인에 AI를 사용할 때의 공동결정권(§95)이 강화됐다. 다만 공동결정권의 범위를 둘러싼 소송이 계속되고 있고, 2024년 함부르크 노동법원은 직원이 개인 계정으로 ChatGPT 같은 범용 AI 도구를 사용하도록 허용한 것은 직장평의회의 공동결정권을 자동 발동시키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경계는 여전히 형성 중이지만, 최소한 "법이 AI를 명시적으로 다루지 않는" 상태에서는 벗어났다.

EU 차원에서는 AI법(AI Act)이 2024년 8월 1일 발효됐다. 다만 완전 시행은 단계적으로 이루어져, 고용 관련 고위험 AI에 대한 본격적인 의무 — 적합성 평가, 노동자 대표 사전 통보, 인적 감독 체계 구축, 로그 유지 등 — 는 2026년 8월 2일부터 적용된다. AI Act의 부속서 III는 "고용, 노동자 관리, 자영업 접근"에 사용되는 AI를 명시적으로 고위험으로 분류한다. 즉, 채용·평가·해고·업무 배치 등에 AI를 쓰려면 사전에 체계적 평가를 거쳐야 한다. 다만 이것은 한국 환경영향평가 같은 '영향 대체재 전반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개별 AI 시스템의 안전성·공정성 적합 평가에 가깝다. 완전한 노동영향평가 모델과는 결이 다르다.

한국은? AI기본법이 2026년 1월 22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AI기본법은 산업 진흥 중심이다. 고위험 AI에 대한 규제는 있지만, 노동 영역에 특화된 영향평가 조항은 약하다. 양경수 위원장이 "노동영향평가를 전면적으로 도입하자"고 한 것은, 이 공백을 채우자는 제안이다.

여러분에게 묻는다. 환경영향평가는 있고 노동영향평가는 없는 나라에서, 국가가 가장 중시하는 가치는 무엇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자연 환경은 보호 대상이고 노동자의 일자리는 그렇지 않다는 뜻일까?





피할 수 없는 질문 — 형식화를 어떻게 막을 것인가

앞서 언급했듯이, 환경영향평가가 대법원에 의해 매우 관대하게 해석되고 있다는 점은 노동영향평가 설계에 직접적인 함의를 준다. 평가를 아예 안 하면 무효지만, 형식적으로만 통과시키면 법원은 눈감아 준다. 그 결과 환경영향평가는 상당수 사업에서 "통과의례"가 되었다는 비판을 받는다.

노동영향평가가 같은 길을 가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몇 가지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첫째, 평가 대행 기관의 독립성을 법으로 강제해야 한다. 환경영향평가에서 가장 큰 문제가, 사업자가 자기 비용으로 컨설팅 회사를 고용하니 결과가 사업자에게 유리하게 나오는 것이다. 노동영향평가에서는 평가 대행 기관을 노사 공동으로 선정하거나, 공공 기관이 수행하게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둘째, 당사자 이의제기 절차를 강화해야 한다. 환경영향평가에서 대법원은 영향평가 지역 안의 주민에게만 원고적격을 인정하고, 지역 밖의 주민은 법률상 이익 침해를 입증해야 한다고 본다. 노동영향평가에서는 이것이 훨씬 단순해진다 — 해당 사업장의 노동자라면 누구나 이의 제기가 가능해야 하고, 노동조합에게는 집단 소송권이 부여되어야 한다.

셋째, 사후 괴리에 대한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 평가서에 적힌 전환 교육 계획을 이행하지 않았다면, 이행강제금이 부과되거나 AI 시스템 사용 중단 명령이 내려져야 한다. 사전 평가가 아무리 잘 되어도 사후 이행이 느슨하면 제도는 무너진다.

이 세 가지 장치가 없으면, 노동영향평가는 환경영향평가가 걸었던 "통과의례의 길"을 고스란히 따라갈 것이다. 제도 설계자는 이 함정을 미리 내다봐야 한다.





나가며 — 형식이 실질을 만든다

이 글을 쓰면서 계속 떠오른 생각이 있다. 우리는 "형식적 절차"라는 말을 부정적으로 쓴다. "그건 형식일 뿐이야"라고 말하면 별 의미가 없다는 뜻이다. 그러나 형식은 때때로 실질을 만든다.

환경영향평가가 있기 전, 개발업자가 환경을 생각하지 않은 것은 그들이 악해서가 아니었다. 생각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환경영향평가가 생기고 나서, 개발업자들은 환경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절차가 있으니까. 형식이 인식을 바꾼 것이다.

노동영향평가도 그럴 것이다. 지금 기업이 자동화를 결정할 때 고용 영향을 체계적으로 검토하지 않는 것은, 검토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체계적 검토를 의무화하면, 경영진의 의사결정 과정에 고용 영향이라는 변수가 들어오기 시작한다. 이것만으로도 엄청난 변화다.

"노동영향평가를 도입하자"는 제안은 법률 한 줄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기업 경영에 대한 우리 사회의 기본 태도를 바꾸자는 제안이다. 노동자의 일자리가 경영자의 계산에서 외부 변수가 아니라 내부 변수가 되게 하자는 것이다.

물론 이 제안이 실현되기까지는 많은 장애물이 있다. 정치적 반발, 법적 쟁점, 제도 설계의 복잡성. 그러나 48년 전, 환경영향평가를 처음 제안한 사람들 앞에도 똑같은 장애물이 있었다. 그들은 시작했고, 고쳤고, 또 고쳤다. 우리가 지금 물려받은 환경영향평가 제도는 그 끈질긴 싸움의 결과다.

노동영향평가도 같은 길을 갈 것이다. 완벽하지 않게, 불완전하게, 그러나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그 시작의 책임은 — 민주노총에게 있다. 대통령이 "연구해 오면 수용하겠다"고 했다. 이제 그 연구의 결과물을 들고 갈 때다.

다음 편에서는 "숙련의 역설"을 다룬다. 피지컬 AI가 대체하려는 것이 정확히 숙련 노동자의 신체 감각이라는 점, 그리고 그 숙련이 어떻게 가치 평가되어야 하는지를 논의한다. ■




다음 글: ⑥ 숙련의 역설 — AI가 대체하려는 것이 정확히 숙련 노동자의 몸이라는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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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제 — 그 동네, 그 무대, 그리고 '우리'라는 허상에 대하여 그 동네에 대하여 성균관대학교 앞에서 버스를 내렸을 때, 가장 먼저 찾아온 것은 연극에 대한 기대가 아니라 오래된 기억의 냄새였다. 이 동네에서 나는 대학원을 다녔고, 논문을 쓰고 졸업장을 받았다. 서울대학교병원 자회사에서 일하기도 했고, 친구와 작은 회사를 동업으로 꾸려보기도 했다. 대학로라는 이름이 품고 있는 젊음과 열정의 이미지와는 조금 다른, 생활인으로서의 땀과 고단함이 배어 있는 동네. 그래서 이 거리를 걸을 때면 향수라기보다는 차라리 지나온 시간의 무게 같은 것이 발밑에서 올라온다. 와이프와 함께 사무실에서 일찍 나와 버스를 탔다. 대충 극장의 위치를 확인하고 나서, 곧 도착한 지인 형과 합류했다. 셋이서 근처 식당에 들어가 저녁을 먹었다. 특별할 것 없는 식사였지만, 공연 전의 식사라는 것이 묘하게 의례적인 느낌을 만들어낸다. 마치 어떤 경험을 위한 준비 의식 같은 것. 씨어터쿰, 작은 극장의 풍경 씨어터쿰. 종로구 창경궁로 지하에 자리한 이 작은 극장에 도착했을 때, 입구에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일찍 온 탓이다. 예약을 확인하고 입구에서 담소를 나누며 문이 열리기를 기다렸다. 관객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하면서 출입구가 북적거리기 시작했는데, 분위기가 독특했다. 여기저기서 안부를 묻는 소리, 반가워하는 인사, 서로의 근황을 나누는 목소리들. 관객 대부분이 극단 관계자이거나 배우들의 지인인 듯했다. 서로를 아는 사이들이 모여 한 편의 연극을 함께 보러 온 풍경. 이것이 소극장 연극의 현실이다. 화려한 대형 무대의 익명적 관람과는 다른, 날것의 친밀함이 여기에는...
강 민신 2026.04.16 추천 0 조회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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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민신 2026.04.16 추천 0 조회 2
📽️ [스포일러 포함] 지워진 이름과 세 겹의 반전 — 정지영 감독 '내 이름은' ⚠️ 이 글에는 영화의 주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관람 후 읽으시길 권합니다. 종로3가 피카디리1958 극장 앞에 서면 아직도 그 시절이 떠오른다. 초등학교 다닐 적, 친구 누님이 이 극장에서 일했다. 지금은 상상도 못할 풍경이지만, 그때는 극장 직원들이 김밥이며 오징어 스낵이며 콜라를 바구니에 담아 상영 중인 어둠 속을 누비며 팔던 시절이었다. 그 누님이 가끔 우리 손에 영화표를 쥐어주셨다. 공짜로 극장에 들어서던 그 설렘 — 스크린에 불이 켜지기 전 어둠 속에서 가슴이 두근거리던 그 느낌을 아직도 기억한다. 그 극장이 이제 CGV 피카디리1958이 됐다. 건물도 바뀌고 내장도 바뀌고 스낵 바구니를 들고 다니던 풍경도 사라진 지 오래다. 남은 건 이름 하나뿐이다. 그런데 그 이름 하나가 60년 넘게 이 극장의 존재를 붙들고 있다. 공교롭게도 오늘 그 극장에서 본 영화의 주제가 딱 그거였다. 이름. 정지영 감독의 신작 '내 이름은' 은 제목부터 반전이다. "내 이름은..." 이라는 미완성 문장 — 뒤에 아무것도 오지 않는다. 이 공백이 영화 전체의 주제이자 구조다. 이름의 삼중 반전 영화는 세 겹의 반전을 정교하게 쌓아올린다. 첫째, 이름의 반전. 주인공이 평생 써온 이름 '최정순'은 자신의 이름이 아니었다. 1948년 제주 4·3의 혼란 속에서 죽은 친구의 이름을 물려받은 채 살아온 것이다. 둘째, 관계의 반전. 관객이 모자 관계로 읽고 있던 두 인물은 실은 할머니와 손자다. 트라우마가...
강 민신 2026.04.16 추천 1 조회 65
[시리즈] AI와 일자리 그리고 민노총 — 로봇은 파업할 수 없고, 알고리즘은 단체교섭에 응하지 않는다. 피지컬 AI가 노동의 전제 자체를 해체하는 시대, 한국 노동운동은 무엇을 걸고 어디에 앉을 것인가. 2025년 4월 민주노총-대통령 간담회를 출발점으로, 20회에 걸쳐 묻는다.     AI와 일자리 그리고 민노총 ④ 자동화세는 러다이트인가, 사회계약인가 — 로봇부과금을 둘러싼 쟁점 지도 간단한 산수 문제 하나. 어떤 공장에서 노동자 한 명이 연봉 5,000만 원을 받고 일한다. 이 노동자의 소득에는 근로소득세, 국민연금, 건강보험료, 고용보험료가 붙는다. 대략 합산하면 연간 1,000만 원 정도가 세금과 사회보험료로 국가에 들어간다. 이제 이 노동자를 로봇이 대체한다. 로봇은 연봉을 받지 않는다. 따라서 근로소득세도, 국민연금도, 건강보험료도 납부하지 않는다. 기업은 5,000만 원의 인건비를 절약하고, 국가는 1,000만 원의 세수를 잃는다. 이것을 100명으로 확대하면? 기업은 50억을 절약하고 국가는 10억을 잃는다. 1,000명이면? 10,000명이면? 여러분, 이 구조에서 누가 이득이고 누가 손해인가? 그리고 이 불균형을 교정하는 것은 "진보를 가로막는 것"인가, 아니면 "사회계약을 재설정하는 것"인가? 빌 게이츠의 제안 — 놀랍도록 상식적인 질문 2017년, 빌 게이츠가 한 인터뷰에서 말했다. "노동자가 5만 달러어치의 일을 하면 소득세와 사회보장세를 낸다. 로봇이 같은 일을 하면, 비슷한 수준의 세금을 로봇에게도 물려야 하지 않겠느냐." 세계 최대 부자이자 자칭 기술 낙관론자가 이런 말을 했다는 것 자체가 흥미롭다. 게이츠의 논리는 세 단계다. 첫째, 자동화가 노동자를 대체하면 세수 기반이 줄어든다. 둘째, 그 세수 감소분을 메우기 위해 로봇에게...
강 민신 2026.04.15 추천 0 조회 8
[시리즈] AI와 일자리 그리고 민노총 — 로봇은 파업할 수 없고, 알고리즘은 단체교섭에 응하지 않는다. 피지컬 AI가 노동의 전제 자체를 해체하는 시대, 한국 노동운동은 무엇을 걸고 어디에 앉을 것인가. 2025년 4월 민주노총-대통령 간담회를 출발점으로, 20회에 걸쳐 묻는다. AI와 일자리 그리고 민노총 ③ 스마트팩토리의 낙관은 피지컬 AI에서 반복되는가 — 이재명의 고용 증가 논거 검증 간담회에서 가장 인상적인 순간이 있었다. 양경수 위원장이 "피지컬 AI 도입은 일자리의 변화가 아니라 소멸을 추구한다"고 경고하자, 이재명 대통령은 이렇게 응수했다. "너무 공포감을 가질 필요도 없어요. 스마트팩토리를 보면 생산성이 늘어나는만큼 고용이 오히려 더 늘었다고 합니다." 대통령의 논증 구조는 명쾌하다. 과거에 자동화를 도입했더니 고용이 줄기는커녕 늘었다, 따라서 피지컬 AI도 비슷할 것이다, 그러니 공포감을 내려놓고 함께 대응하자. 이 논증이 성립하려면 두 가지가 참이어야 한다. 첫째, 스마트팩토리 도입으로 정말 고용이 늘었는가. 둘째, 그 경험이 피지컬 AI 시대에도 유효한가. 둘 다 검증해 보자. 기업당 2.2명 — 이 숫자의 출처와 맥락 대통령이 언급한 "고용이 오히려 늘었다"는 주장의 근거로 가장 자주 인용되는 데이터가 있다.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가 2014~2017년 스마트공장 구축 수혜 기업을 분석한 결과, 생산성 30% 증가, 불량률 45% 감소와 함께 기업당 고용이 2.2명 증가했다는 것이다. 2.2명. 이 숫자를 어떻게 읽어야 할까? 일단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 보자. 기업당 2.2명이 늘었다. 그런데 여기서 질문 하나. 그 2.2명은 어떤 직군인가? 생산 라인에 투입되는 현장 노동자인가, 아니면 스마트 시스템을...
강 민신 2026.04.14 추천 0 조회 9
[시리즈] AI와 일자리 그리고 민노총 — 로봇은 파업할 수 없고, 알고리즘은 단체교섭에 응하지 않는다. 피지컬 AI가 노동의 전제 자체를 해체하는 시대, 한국 노동운동은 무엇을 걸고 어디에 앉을 것인가. 2025년 4월 민주노총-대통령 간담회를 출발점으로, 20회에 걸쳐 묻는다. AI와 일자리 그리고 민노총 ② "협조해 달라"와 "참여시켜라"의 거리 — 간담회 발언으로 읽는 노정 간 AI 인식 격차 한 문장만 기억하자. 이재명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숙련 노동자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렇게 말했다. "노동영향평가를 전면적으로 도입할 것을 제안합니다." 얼핏 보면 같은 방향이다. 둘 다 노동자가 AI 전환 과정에 개입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으니까. 그런데 정말 같은 말일까? 잠깐 멈추고 생각해 보자. "협조해 달라"와 "참여시켜라"는 같은 문장인가? "협조"의 문법 — 누가 주어이고 누가 목적어인가 대통령의 발언을 다시 천천히 읽어보자. 피지컬 AI 도입에 대해 그는 이런 논리를 전개했다. 첫째, 피지컬 AI 도입은 피할 수 없다. 둘째, 정부는 선도적으로 속도를 낼 것이다. 셋째, 숙련 노동자의 협조 없이는 전환이 불가능하다. 넷째, 노동계가 대안을 연구해서 제시하면 정부가 수용하겠다. 논리적으로 깔끔하다. 그런데 여기서 의사결정의 주체는 누구인가? 도입을 결정하는 것은 정부다. 속도를 정하는 것도 정부다. 노동자는 "협조"를 요청받는 위치에 있고, "대안을 연구해서 제시"하는 역할을 부여받는다. 그리고 그 대안을 "수용"할지 여부는 다시 정부가 판단한다. 이것은 참여가 아니다. 이것은 자문이다. 자문과 참여의 차이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회사에서 일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강 민신 2026.04.14 추천 1 조회 45
[시리즈] AI와 일자리 그리고 민노총 — 2025년 4월 민주노총-대통령 간담회를 기점으로, 피지컬 AI 시대 노동권의 재구성 문제를 20회에 걸쳐 다룹니다. 기술 전환의 속도와 노동운동의 대응 사이에 벌어지는 간극을, 역사·제도·현장·국제비교의 시선으로 짚어봅니다.     로봇이 파업할 수 없는 이유 — 피지컬 AI 시대, 노동권의 존재론적 위기 2025년 4월,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노총의 간담회가 열렸다. 노동존중, 사회적 대화, 비정규직 문제 — 익숙한 의제들이 오갔지만, 이번 간담회에서 유독 무게감 있게 등장한 단어가 있었다. 피지컬 AI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렇게 말했다. "피지컬 AI의 도입은 일자리의 변화가 아니라 소멸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그간의 대책과는 달라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피할 수 없다"고 전제하면서도 스마트팩토리 도입 시 오히려 고용이 늘었던 사례를 들어 공포감을 누그러뜨리려 했다. 양측 모두 피지컬 AI를 정면으로 언급했다는 점에서 이전 정부들과는 결이 다르다. 그러나 이 대화의 이면에는 아직 충분히 다뤄지지 않은, 훨씬 더 근본적인 질문이 있다. 로봇은 파업할 수 없다. 그리고 바로 그것이 문제다. 노동권은 왜 존재하는가 — 대체 불가능성이라는 전제 노동삼권 —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 — 의 논리적 전제는 무엇인가. 그것은 노동자가 노동을 철회할 수 있다는 사실, 그리고 그 철회가 사용자에게 실질적 손실을 야기한다는 사실이다. 파업이 권리로서 의미를 갖는 것은 노동자의 신체적 수행 없이는 생산이 멈추기 때문이다. 노동권의 실효성은 궁극적으로 노동자의 대체 불가능성에 기초한다. 이것은 단순한 경제학적 명제가 아니다. 근대 노동법의 역사 전체가 이 전제...
강 민신 2026.04.14 추천 0 조회 57
[이미지 — PIF 글로벌 투자]   사우디 돈이 움직이고 있다 — 다음 목적지는 어디일까요? 여러분, 이런 상상 해보신 적 있으세요? 서울 한복판에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가 운영하는 초대형 투자센터가 생기고, 강남 빌딩 절반의 주인이 중동 자본이 되는 세상. 황당한 얘기 같으신가요? 그런데 지금 세계 곳곳에서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일입니다. 다만 아직 한국에선 아닐 뿐입니다. 이란 전쟁이 터지면서 중동 오일머니가 심각한 고민에 빠졌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PIF는 운용자산이 무려 900조 원에 달합니다. UAE 아부다비 국부펀드 ADIA는 그보다 더 큽니다. 이 돈들이 지금껏 주로 어디에 있었을까요? 미국 국채, 유럽 부동산, 그리고 중동 역내 인프라. 그런데 이번 전쟁으로 중동이 얼마나 불안한 곳인지 다시 한번 확인됐습니다. 두바이 공항이 폭격당하고, 페르시아만 미군 기지가 미사일을 맞고, 호르무즈가 막혔습니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불안하면 옮기고 싶어집니다. 여러분, 그렇다면 이 돈이 어디로 갈까요? 미국은 여전히 1순위입니다. 그런데 트럼프가 동맹국에 청구서를 들이밀고 관세 폭탄을 날리는 걸 보면서 "미국만 믿어도 되나?"라는 의심이 생겼습니다. 유럽은 성장이 없습니다. 중국은 정치 리스크가 너무 큽니다. 그러면 남는 곳이 어디일까요? 인도, 동남아시아, 그리고 한국입니다. 실제로 사우디 PIF는 이미 한국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네옴시티 프로젝트에 한국 건설사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고, 삼성, 현대, LG와의 기술 협력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UAE는 한국형 원전을 샀고, 한국 방산 장비를 사고 있습니다. 중동이 한국을 "믿을 수 있는 기술 파트너"로 보기 시작한 겁니다. 그런데 여기서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강 민신 2026.04.14 추천 1 조회 8
  달러가 흔들린다 — 우리가 모르는 사이 세상이 바뀌고 있다 여러분, 이런 생각 해보신 적 있으세요? 왜 전 세계 석유 거래는 반드시 달러로 해야 할까요? 사우디가 원유를 팔 때 왜 굳이 미국 돈을 받아야 하고, 한국이 이란 기름을 살 때 왜 달러를 먼저 구해야 할까요? 사우디와 한국이 직접 원화나 리얄화로 거래하면 안 되나요? 안 될 이유가 없습니다. 그런데 지금껏 그렇게 해왔습니다. 1974년 미국과 사우디가 맺은 밀약 — 석유는 반드시 달러로만 판다 — 이 이른바 페트로달러 체제의 시작이었습니다. 이후 50년간 달러는 단순한 미국 화폐가 아니라 전 세계 에너지 거래의 기축이 됐습니다. 달러가 필요하니까 모든 나라가 달러를 쌓아둬야 했고, 달러를 쌓아두니까 미국 국채를 사야 했고, 미국 국채를 사니까 미국은 사실상 공짜로 돈을 빌릴 수 있었습니다. 미국이 세계 최강이 된 비결의 상당 부분이 여기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이란 전쟁이 이 구도에 균열을 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자 전 세계가 패닉에 빠졌습니다. 유가가 폭등했고, 달러 결제 시스템에 의존하던 에너지 거래가 순식간에 마비됐습니다. 그러자 조용히 움직이던 나라들이 있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는 이미 2022년부터 위안화로 석유 거래를 해왔고, 인도는 이란산 원유를 루피화로 결제하는 방안을 실험 중이었습니다. 사우디조차 위안화 결제를 검토하기 시작했습니다. 여러분, 생각해보면 이상하지 않으세요? 미국이 이란에 제재를 가하고 달러 결제를 막아버리면 — 이란과 거래하고 싶은 나라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달러 밖에서 거래하면 됩니다. 그리고 그렇게 달러 밖에서...
강 민신 2026.04.14 추천 1 조회 10
이슬라마바드 협상 결렬 — 최종 결과 및 향후 전망 2026년 4월 12일  1. 결렬 경위 — 21시간 마라톤 끝 합의 없음 밴스 부통령은 21시간에 걸친 협상 끝에 합의 없이 이슬라마바드를 떠났습니다. "21시간 동안 여러 실질적 논의를 했다. 그것이 좋은 소식이다. 나쁜 소식은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Pakistan Today 밴스는 현지 시간 오전 7시 8분 에어포스 투에 탑승해 파키스탄을 떠났습니다. 협상은 토요일 오후 시작해 일요일 새벽까지 이어졌으며 서면 제안 교환을 포함한 기술적 단계까지 진행됐습니다. Geo News CNN 분석에 따르면 양측은 내용뿐 아니라 스타일과 기질에서도 너무 달랐습니다. 밴스는 2주 휴전 이후 비교적 빠른 해결을 원했지만 이란은 전형적으로 장기전 방식으로 협상합니다. CNN 2. 밴스의 기자회견 — 핵심 발언 "이란이 우리의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 우리는 우리의 레드라인이 무엇인지, 무엇을 양보할 수 있고 없는지를 분명히 했다." Fox News "우리는 최종적이고 최선의 제안을 남기고 떠난다. 이란이 핵무기를 추구하지 않겠다는 명확한 확약이 필요하다. 우리는 아직 그것을 보지 못했다. 보기를 희망한다." TownHall "이것은 미국보다 이란에 훨씬 더 나쁜 소식이다." 밴스는 협상 중 트럼프 대통령과 6~12회 통화했다고 밝혔습니다.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에 대해서는 기자회견에서 언급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The Express Tribune 트럼프는 협상 결렬에 대해 "합의가 없어도 크게 상관없다"고 말했습니다. Gulf News 3. 이란 측 입장 — "미국의 과도한 요구가 원인" 이란 외무부 대변인 바가이는 "두세 가지 중요한 사안에서 의견...
외민동 관리자 2026.04.12 추천 0 조회 8
유튜브 영상 바로가기 박병우 사참위 진상규명국장 — "진상규명은 끝난 것이 아니라, 제대로 시작도 안 됐다"   외대민주동문회(외민동) 기획 2025년 4월 세월호 참사 12주기를 맞아, 뉴탐사(진행: PD)에서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 진상규명국장을 역임한 박병우 동문과 심층 대담을 진행했습니다. 이 대담에서는 앞선 세상읽기 방송보다 한층 구체적인 기술적 증거 — 선체 기울기 그래프, 핀스태빌라이저 과회전 메커니즘, 항적 데이터 조작 정황, 선체 바닥 긁힘 자국 등 — 가 공개되었습니다. 아래는 대담의 핵심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1. 중앙해심 재결과 해수부 차관의 "진상규명 종료" 발언   대담 직전, 중앙해양안전심판원이 세월호 침몰 원인에 대해 재결을 내렸다. 결론은 "낮은 복원성 + 솔레노이드 밸브 고착 + 대각도 변침" 세 가지가 교집합으로 작용하여 침몰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박 국장의 반응은 명확했다. "절대 사실이 아닌 것으로 저희들은 보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재명 대통령의 국무회의에서 해수부 차관이 "진상규명은 다 끝났다"고 보고한 것이다. 박 국장은 이를 허위보고로 규정했다. "해심원은 해수부 소속 기관이다. 세월호 참사의 엄중성 때문에 특별조사기구를 세 번씩이나 꾸려 법정 조사를 한 것인데, 해심원이 느닷없이 결론을 내놓고 그것으로 '끝났다'고 대통령 앞에서 선언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 2. 84초의 기울기 — 선체 거동 분석 그래프   대담에서 가장 주목할 자료는 세월호의 초 단위 기울기(횡경사) 변화 그래프였다. 8시 48분 24초부터 49분 47초까지, 약 84초간 세월호가 어떻게 기울어져 갔는지를 보여주는 데이터다. 이 데이터는 CCTV 매점의 전화선 기울기,...
외민동 관리자 2026.04.11 추천 1 조회 26
유튜브 동영상 바로가기 박병우 사참위 진상규명국장이 밝히는 세월호 — "진상규명은 끝나지 않았다" 외대민주동문회(외민동) 기획 2025년 세상읽기(진행: 김태형) 방송에서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 진상규명국장을 역임한 박병우 씨와의 대담이 이루어졌습니다. 박 국장은 사참위에서 세월호 침몰 원인 조사를 직접 지휘한 당사자로서, 조사 과정에서 확인된 증거, 전원위원회와의 갈등, 그리고 사참위 종료 이후 개인적으로 이어온 조사 결과를 상세히 밝혔습니다. 아래는 대담의 핵심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1. 조사 경과와 현재 상태 사참위는 2019년 2월 발족하여 2022년 9월 종료되었다. 박 국장에 따르면, 사참위 종료 이후 국가적·사회적 차원에서 세월호 침몰 원인을 추가 조사한 기관은 없다. 개인적으로 조사를 이어오고 있을 뿐이다. 2024년 11월 목포 지방해양안전심판원이 솔레노이드 밸브 고착에 의한 내인설로 결론을 내렸고, 이를 근거로 해수부 차관이 대통령 업무보고 자리에서 "세월호 진상규명 끝났다"고 발언했다. 박 국장은 이에 대해 강하게 반박했다. 2. 목포해심 결론에 대한 비판 박 국장이 목포해심 결론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보는 이유: 첫째, 사참위 실험 결과와 정면으로 배치된다. 사참위는 세월호에 설치된 것과 95% 이상 유사한 기기를 확보하여 약 20가지 케이스를 실험했다. 그 결과 솔레노이드 밸브 고착으로는 세월호와 같은 상황이 발생할 수 없다는 결론을 얻었다. 단정은 하지 않고 "가능성은 매우 낮다"로 표현했으며, 전원위원회에서 오랜 기간 토론을 거쳐 도출된 결론이다. 둘째, 목포해심은 독자적 검증을 하지 않았다. 새로운 현장 조사나 실험 없이 기존 문건만 검토했다. 사참위가 기각한 내용을 다시 가져다 쓰면서 새로운 것을...
외민동 관리자 2026.04.11 추천 1 조회 32
세월호, 그날 80초의 진실 — 내인설과 외인설로 읽는 침몰 원인 외대민주동문회(외민동) 기획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12년이 지났습니다. 그러나 304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 참사의 침몰 원인은 아직도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습니다. 2024년 11월 목포해심이 내인설을 공식 결론으로 채택했지만, 청해진해운은 이에 항소했고, 외인설이 제기하는 물리적 의문들도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이 글은 양쪽의 주장을 가능한 한 공정하고 쉽게 정리하여, 동문 여러분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기초 자료를 제공하고자 작성되었습니다. 제1부. 배경 — 세월호는 어떤 배였나   1. 세월호의 역사 세월호는 원래 일본에서 1994년에 건조된 '나미노우에호'라는 여객선이었다. 18년간 일본에서 운항하다가 2012년 퇴역한 이 배를 청해진해운이 중고로 수입했다. 청해진해운은 여객과 화물 공간을 늘리기 위해 선체를 증개축했다. 이 과정에서 배의 무게중심이 높아져 복원성(배가 기울었을 때 다시 원래 위치로 돌아오려는 힘)이 크게 저하되었다. 쉽게 비유하면, 오뚝이 인형의 바닥에 무거운 납을 넣어두면 아무리 밀어도 다시 일어서는데, 세월호는 이 납을 빼고 위쪽에 짐을 올린 것과 같은 상태였다. 조금만 밀어도 쉽게 쓰러질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진 것이다. 2. 사고 당일의 타임라인 2014년 4월 15일 밤, 세월호는 짙은 안개로 예정보다 2시간 늦게 인천항을 출발했다. 4월 16일 오전 7시경 진도 해역에 진입했고, 8시 48분경부터 배가 오른쪽으로 선회(회전)하기 시작했다. 이후 불과 1분여 만에 배가 좌현(왼쪽)으로 45도 이상 기울어지면서 복원 불능 상태에 빠졌다. 8시 50분경 단원고등학교 학생이 119에 최초 신고했고, 9시 30분경 목포해경...
외민동 관리자 2026.04.11 추천 1 조회 89
https://youtu.be/6UOgKoPUueY?si=pQDrLvQ9W-FUidxn 민주노총-대통령 간담회 정리 이재명 대통령 모두발언 핵심 노동존중과 산업발전 사이의 균형을 강조하면서, 비정규직 임금 차별의 구조적 문제를 정면으로 꺼냈다. "똑같은 일을 하는데 비정규직이 덜 받는 것이 상식이 된 현실"을 왜곡이라고 규정하고, 고용 기간이 짧을수록 오히려 더 적게 받는 역전 구조—알바가 가장 싸다—를 선진국과 대비시켰다. 2년 계약직 정규직 전환 규정이 현실에서는 "2년 11개월 자르기"로 작동해 오히려 실업을 강제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민주노총의 사회적 대화 기구 복귀를 요청하면서, 과거 들러리 경험에 대한 이해를 표하되 "최소한 이 정부에서는 그러지 않겠다"고 했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의 합동 간담회도 제안했다. 조직률 제고, 중간착취 구조 정리, 노동부의 성격 전환(탄압부→보호부), 사회적 대타협(안전망 강화 + 기업 부담 증가 + 노동 유연성 양보)의 필요성을 언급했고, 피지컬 AI 도입은 "피할 수 없으니 공동 대응하자"는 입장을 밝혔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발언 핵심 현장에서 정부 노동정책에 대한 반신반의가 기대로 바뀌고 있으나, "아궁이 불은 때는 것 같은데 바닥에 온기를 못 느낀다"는 평가를 전달했다. 최저임금 대폭 인상,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 최저임금 논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처우 개선, 초기업 교섭 구조 구축을 요청했다. AI에 대해서는 "노동영향평가"의 전면 도입을 제안했다. 피지컬 AI와 노동 — 대립 구도를 넘는 방법에 대한 의견 이 간담회에서 양측 모두 "피할 수 없다"는 전제를 공유한 점은 출발점으로 의미가 있다. 그러나 대통령이 스마트팩토리 사례를 들어 "오히려 고용이 늘었다"고 한 부분은 피지컬 AI 국면에서는 상당히 다른 양상이 전개될...
외민동 관리자 2026.04.11 추천 0 조회 11
트럼프 vs 가톨릭 — 현황 정리 크게 두 개의 사건이 겹쳐 있다. 사건 1 — 트럼프의 "이란 문명 말살" 발언과 가톨릭의 반발 (4월 7일) 트럼프 발언의 내용 트럼프는 4월 7일 Truth Social에 "이란이 협상하지 않으면 오늘 밤 문명 전체가 사라질 것이며, 다시는 되돌릴 수 없을 것이다"라고 올렸습니다. 전날인 4월 6일 백악관 브리핑에서는 "이 나라 전체를 하룻밤에 없애버릴 수 있으며, 그 밤이 내일 밤일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National Catholic Reporter 교황 레오 14세의 반응 교황 레오 14세는 카스텔 간돌포에서 기자들에게 트럼프의 위협을 "진정으로 용납할 수 없다"고 발언했습니다. 트럼프를 직접 언급하지 않으면서도 "이는 전 국민 전체의 선에 관한 도덕적 문제"라고 규정했고, "민간 인프라 공격은 국제법 위반"이라고 못 박았습니다. 이어서 각국 국민들에게 정치 지도자와 의원들에게 직접 연락해 전쟁을 거부하고 평화를 위해 일해달라고 요청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Catholic Review 미국 주교단의 반응 미국 주교회의 의장 폴 코클리 대주교는 "문명 전체를 파괴하겠다는 위협과 민간 인프라를 의도적으로 표적으로 삼는 것은 도덕적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고 밝히며,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의 벼랑에서 물러서서 더 많은 생명이 희생되기 전에 평화를 위한 정의로운 해결책을 협상하기를 요청한다"고 했습니다. Catholic Review 가톨릭 우파에서도 비판 보수 우파 가톨릭 인플루언서 캔디스 오언스조차 트럼프를 "집단학살 광인"이라고 부르며 수정헌법 25조를 통한 직무 정지를 요구했습니다. 가톨릭 철학자 에드워드 페저는 트럼프의 발언을 "형용할 수 없는 악한 위협"이라고 규정하며, "모든 군인은...
외민동 관리자 2026.04.11 추천 0 조회 9
미국-이란 이슬라마바드 협상 종합 전망 보고서 2026년 4월 11일(한국 시간) 현재 기준 1. 현황 —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 이슬라마바드 세레나 호텔에서 4월 11일(현지 토요일) 미국과 이란의 고위급 협상이 진행 중입니다. 미국팀은 JD 밴스 부통령,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 재러드 쿠슈너로 구성됐고, 이란팀은 아라그치 외무장관과 갈리바프 의회 의장이 이끌고 있습니다. 이것은 1979년 이란 혁명 이후 최고위급 미·이란 직접 접촉입니다. Al Jazeera 협상은 간접 방식으로 시작한 뒤 이후 직접 대면으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란팀은 협상 전제조건이 충족될 경우에만 협상을 시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CNN 파키스탄 총리 샤리프는 이번 협상을 "결정적 순간(make-or-break moment)"이라고 규정하며 전국에 기도를 요청했습니다. 이슬라마바드 레드존 전체가 봉쇄됐고 30명의 미국 보안팀이 사전 배치됐습니다. Pakistan Today 2. 협상의 구조적 배경 — 어떻게 여기까지 왔나 2025년 4월부터 오만에서 위트코프-아라그치 간 간접 협상이 시작됐으나,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공격으로 무산됐습니다. 이후 올해 2월 28일 미-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해 하메네이를 암살하고 전쟁이 시작됐습니다. Wikipedia 3월 25일 파키스탄이 미국의 15개항 제안을 이란에 전달했습니다. 핵 프로그램 종료, 탄도미사일 제한, 호르무즈 개방, 이란 지원 무장 세력 제한, 제재 완화가 포함됐으나 이란이 거부했습니다. 이란은 5개항 반대 제안을 냈습니다. 미국-이스라엘 공격 중단, 미래 공격 방지 안전 보장, 전쟁 배상금,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주권 국제 인정이었습니다. Wikipedia 4월 8일 파키스탄의 중재로 2주 휴전이 합의됐습니다. 트럼프가 "문명을 말살하겠다"고 위협한 직후 데드라인 5시간 전에 이뤄진...
외민동 관리자 2026.04.11 추천 0 조회 88
<촛불행동 성명> 내란특검의 수사를 방해하고 내정간섭을 벌이는 주한미군을 규탄한다! - 우리 국민 불법 체포·구금에 사과도 없는 미국의 적반하장 - 주한미군이 지난 7월 21일 내란특검이 경기 평택 오산 미군기지 내 한국 공군 방공관제사령부 제1중앙방공통제소를 압수수색한 것에 대해 한국 정부에 항의서한을 보냈다고 한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합동위원회 미국 측 위원장을 맡고 있는 데이비드 아이버슨 주한미군 부사령관이 지난 3일 외교부에 항의서한을 보냈다. 아이버슨 부사령관은 서한에서 ‘특검이 실시한 압수수색과 관련해 우려를 표명하기 위해 서한을 드린다’, ‘이번 사건에서 주한미군지위협정이 준수되지 않은 이유에 대한 설명을 요청한다’라고 밝혔다. 주한미군이 우리 국민들의 요구에 따라 내란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내란특검을 협박한 것이다. 이는 명백한 내정간섭이며 이재명 정부에 대한 협박이다. 특검이 밝힌 것처럼 오산기지 압수수색은 형사소송법에 따른 것이었고 SOFA 협정을 위반한 사실도 없다. 또한 당시 특검수사관은 한미 간 양해각서 등에 따라 출입승인권을 가진 우리 군의 사전 승인을 받아 출입증을 교부받은 후 한국군 사용 장소에 들어갔다. 그리고 한국군이 사용·관리하는 장소에서 판사로부터 발부받은 압수수색 영장을 제시하고 한국군 책임자 승낙을 받아 한국군 정찰 자산으로 수집한 자료를 임의 제출받아 압수했다. 그런데 주한미군은 우리나라의 법과 한미가 합의한 절차에 따라 한국군 사용 장소에서 진행한 내란특검의 압수수색에 대해 SOFA 협정 위반이라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지난 7월 21일 진행된 압수수색에 대해 그동안 아무런 말도 하지 않다가 3개월이 지난 지금 뜬금없이 항의하는 저의가 무엇인가....
lhh400 2025.10.17 추천 0 조회 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