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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돈이 움직이고 있다 — 다음 목적지는 어디일까요?

[이미지 — PIF 글로벌 투자]
사우디 돈이 움직이고 있다 — 다음 목적지는 어디일까요?
여러분, 이런 상상 해보신 적 있으세요?
서울 한복판에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가 운영하는 초대형 투자센터가 생기고, 강남 빌딩 절반의 주인이 중동 자본이 되는 세상. 황당한 얘기 같으신가요? 그런데 지금 세계 곳곳에서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일입니다. 다만 아직 한국에선 아닐 뿐입니다.
이란 전쟁이 터지면서 중동 오일머니가 심각한 고민에 빠졌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PIF는 운용자산이 무려 900조 원에 달합니다. UAE 아부다비 국부펀드 ADIA는 그보다 더 큽니다. 이 돈들이 지금껏 주로 어디에 있었을까요? 미국 국채, 유럽 부동산, 그리고 중동 역내 인프라. 그런데 이번 전쟁으로 중동이 얼마나 불안한 곳인지 다시 한번 확인됐습니다. 두바이 공항이 폭격당하고, 페르시아만 미군 기지가 미사일을 맞고, 호르무즈가 막혔습니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불안하면 옮기고 싶어집니다.
여러분, 그렇다면 이 돈이 어디로 갈까요?
미국은 여전히 1순위입니다. 그런데 트럼프가 동맹국에 청구서를 들이밀고 관세 폭탄을 날리는 걸 보면서 "미국만 믿어도 되나?"라는 의심이 생겼습니다. 유럽은 성장이 없습니다. 중국은 정치 리스크가 너무 큽니다.
그러면 남는 곳이 어디일까요?
인도, 동남아시아, 그리고 한국입니다.
실제로 사우디 PIF는 이미 한국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네옴시티 프로젝트에 한국 건설사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고, 삼성, 현대, LG와의 기술 협력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UAE는 한국형 원전을 샀고, 한국 방산 장비를 사고 있습니다. 중동이 한국을 "믿을 수 있는 기술 파트너"로 보기 시작한 겁니다.
그런데 여기서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한국은 이 기회를 제대로 잡을 준비가 되어 있을까요?
싱가포르를 보십시오. 중동 자본이 아시아에서 가장 많이 몰리는 곳이 싱가포르입니다. 왜일까요? 영어가 되고, 법률 시스템이 투명하고, 세금이 낮고, 금융 인프라가 탄탄합니다. 서울은 어떻습니까? 언어 장벽, 복잡한 규제, 폐쇄적인 금융 시장. 중동 자본이 서울에 오고 싶어도 문이 좁습니다.
1970년대 중동 건설 붐 때 한국은 현장 노동자를 보냈습니다. 2000년대엔 건설 기술을 팔았습니다. 2010년대엔 원전을 팔았습니다. 이제 2020년대엔 무엇을 팔 수 있을까요?
AI, 방산, 바이오, 문화 콘텐츠 — 중동이 원하는 것들이 마침 한국이 가진 것들과 겹치기 시작했습니다. 사우디가 "비전 2030"으로 석유 이후의 나라를 만들려 할 때, 한국은 그 모델이 될 수 있습니다. 자원 하나 없이 50년 만에 선진국이 된 나라니까요.
오일머니는 지금 새 집을 찾고 있습니다. 그 집이 서울이 될 수 있을지 — 그건 우리가 얼마나 문을 열 준비가 되어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