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국가보안법 폐지, 이제는 '어떻게'를 고민할 때
작성자
외민동 관리자
작성일
2025-10-14 22:26
조회
54
-존재론적 방법론의 문제로 접근한 이정희 대표 강연회 참석기-
사실 그동안 국가보안법 폐지 강연회 참석을 미뤄왔습니다. 국가보안법 폐지가 필요하다는 인식론적 당위성에는 누구보다 공감했지만, 정작 '어떻게 폐지할 것인가'라는 존재론적 방법론에 대한 답을 찾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2004년 노무현 정부 당시, 대통령이 직접 "국가보안법을 박물관으로 보내자"며 적극적으로 폐지를 주창했지만 결국 실패했습니다. 그 실패의 경험이 17대 국회(2004년 5월~2008년 5월)에서 뼈아프게 남았고, 이후 폐지 논의는 정치권에서 사실상 금기어가 되었습니다. 선거에서 질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었죠.
하지만 12·3 계엄을 겪으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윤석열이 "반국가 세력 척결"을 외치며 계엄을 선포했을 때, 국회 앞에 모였던 시민들은 자신들이 바로 그 '척결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공포를 직접 체감했습니다. 국가보안법이 더 이상 일부 운동권이나 진보 진영만의 문제가 아니라, 순식간에 모든 국민의 기본권을 박탈할 수 있는 무기라는 것을 온몸으로 깨달은 것입니다.
이런 배경에서 이정희 대표(국가보안법폐지국민행동 공동대표)의 강연회에 참석했습니다. 역시 고민을 많이 한 흔적이 강연 내내 보였습니다. 단순히 "폐지해야 한다"는 당위론을 넘어서, 차별금지법 제정 → 혐오표현 규제법 제정 → 국가보안법 폐지로 이어지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했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관점들이 오간 현장
강연이 끝난 후 질의응답 시간에는 참석자들의 다양한 의견이 오갔습니다. 특히 한 분은 북미 관계 개선에 따라 자연스럽게 국가보안법이 폐지될 것이라는 기대를 표명했습니다.
실제로 2007년 2월 북한은 이재정 통일부장관에게 2007년 상반기 내에 국가보안법을 폐지할 것을 요구한 바 있습니다. 1970년대 남북대화가 시작된 이래로 북한은 남북관계 개선의 전제조건으로 반복적으로 국가보안법 폐지를 요구해왔습니다. 2007년 10월 노무현-김정일 정상회담을 앞두고서도 이 요구는 계속되었죠.
하지만 외부 요인에만 의존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2004년 11월 한나라당 박성범은 "북한의 정당 및 대남단체로 '남조선의 국가보안법철폐를 위한 대책위원회'가 설치돼 있다"고 주장하며 국가보안법 폐지 운동을 종북 프레임으로 몰았던 역사가 있습니다. 북한이 요구한다는 사실 자체가 오히려 폐지의 걸림돌로 작용했던 것입니다.
-방법론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
이정희 대표가 제시한 방법론은 매우 현실적이었습니다. 한 번에 국가보안법 폐지라는 큰 산을 넘기보다는, 먼저 사회적 합의가 가능한 차별금지법과 혐오표현 규제법을 만들어 "사상과 정치적 의견을 이유로 한 차별은 안 된다"는 사회적 기반을 다지자는 것입니다.
특히 정당 현수막 규제부터 시작하자는 제안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거리에 걸린 인종 혐오, 사상 혐오 현수막들은 일상을 고통스럽게 만들고 있으며, UN 인종차별철폐위원회는 2024년 5월 대한민국에 "인종차별적 증오발언이 증가하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하며, 입법을 통해 명시적으로 범죄화하라"고 권고했습니다. 국제법상 의무가 명확한 부분부터 시작해 성공 사례를 만들고, 그것을 국가보안법 폐지로까지 확장하자는 전략입니다.
더 이상 "국가보안법 폐지가 필요한가"를 묻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폐지할 것인가"를 구체적으로 준비해야 할 때입니다.
첨부하는 파일은 이정희 변호사의 강연 내용을 정리한 글입니다.
사실 그동안 국가보안법 폐지 강연회 참석을 미뤄왔습니다. 국가보안법 폐지가 필요하다는 인식론적 당위성에는 누구보다 공감했지만, 정작 '어떻게 폐지할 것인가'라는 존재론적 방법론에 대한 답을 찾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2004년 노무현 정부 당시, 대통령이 직접 "국가보안법을 박물관으로 보내자"며 적극적으로 폐지를 주창했지만 결국 실패했습니다. 그 실패의 경험이 17대 국회(2004년 5월~2008년 5월)에서 뼈아프게 남았고, 이후 폐지 논의는 정치권에서 사실상 금기어가 되었습니다. 선거에서 질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었죠.
하지만 12·3 계엄을 겪으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윤석열이 "반국가 세력 척결"을 외치며 계엄을 선포했을 때, 국회 앞에 모였던 시민들은 자신들이 바로 그 '척결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공포를 직접 체감했습니다. 국가보안법이 더 이상 일부 운동권이나 진보 진영만의 문제가 아니라, 순식간에 모든 국민의 기본권을 박탈할 수 있는 무기라는 것을 온몸으로 깨달은 것입니다.
이런 배경에서 이정희 대표(국가보안법폐지국민행동 공동대표)의 강연회에 참석했습니다. 역시 고민을 많이 한 흔적이 강연 내내 보였습니다. 단순히 "폐지해야 한다"는 당위론을 넘어서, 차별금지법 제정 → 혐오표현 규제법 제정 → 국가보안법 폐지로 이어지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했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관점들이 오간 현장
강연이 끝난 후 질의응답 시간에는 참석자들의 다양한 의견이 오갔습니다. 특히 한 분은 북미 관계 개선에 따라 자연스럽게 국가보안법이 폐지될 것이라는 기대를 표명했습니다.
실제로 2007년 2월 북한은 이재정 통일부장관에게 2007년 상반기 내에 국가보안법을 폐지할 것을 요구한 바 있습니다. 1970년대 남북대화가 시작된 이래로 북한은 남북관계 개선의 전제조건으로 반복적으로 국가보안법 폐지를 요구해왔습니다. 2007년 10월 노무현-김정일 정상회담을 앞두고서도 이 요구는 계속되었죠.
하지만 외부 요인에만 의존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2004년 11월 한나라당 박성범은 "북한의 정당 및 대남단체로 '남조선의 국가보안법철폐를 위한 대책위원회'가 설치돼 있다"고 주장하며 국가보안법 폐지 운동을 종북 프레임으로 몰았던 역사가 있습니다. 북한이 요구한다는 사실 자체가 오히려 폐지의 걸림돌로 작용했던 것입니다.
-방법론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
이정희 대표가 제시한 방법론은 매우 현실적이었습니다. 한 번에 국가보안법 폐지라는 큰 산을 넘기보다는, 먼저 사회적 합의가 가능한 차별금지법과 혐오표현 규제법을 만들어 "사상과 정치적 의견을 이유로 한 차별은 안 된다"는 사회적 기반을 다지자는 것입니다.
특히 정당 현수막 규제부터 시작하자는 제안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거리에 걸린 인종 혐오, 사상 혐오 현수막들은 일상을 고통스럽게 만들고 있으며, UN 인종차별철폐위원회는 2024년 5월 대한민국에 "인종차별적 증오발언이 증가하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하며, 입법을 통해 명시적으로 범죄화하라"고 권고했습니다. 국제법상 의무가 명확한 부분부터 시작해 성공 사례를 만들고, 그것을 국가보안법 폐지로까지 확장하자는 전략입니다.
더 이상 "국가보안법 폐지가 필요한가"를 묻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폐지할 것인가"를 구체적으로 준비해야 할 때입니다.
첨부하는 파일은 이정희 변호사의 강연 내용을 정리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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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법 폐지 3단계 해법이라, 흥미롭네요.
법조인답게 정치(투쟁)이 아니라 법률을 중심에 두고 접근한 것 같은데, 난점이 있음.
지배계급의 입장에선 차별/혐오표현 금지법과 국보법을 얼마든지 분리할 수 있기 때문.
두 법은 민주적 인권의 문제라서 대놓고 반대 못하지만 국보법은 차원이 다른 국가 안보의 문제라서 안 된다는 것.
지금도 국보법은 좌익 사상의 단순한 표명만을 처벌하지 않음.
조직의 성격과 행위의 구체적 맥락을 보고 처벌 여부를 결정함.
따라서, 사상을 이유로 차별과 혐오 표현을 금지하는 법률과 소위 이적단체ㆍ이적행위ㆍ이적표현물을 처벌하는 국보법이 양립할 수 있다고 주장할 것임.
물론 두 법 때문에 국보법 처벌의 근거가 축소될 여지는 있음.
그러나 그런 불확실한 효과를 위해 먼 길을 돌아가야 할까?
결국 국보법 폐지로 가는 3단계 방법론은 다소 주관적이고 너무 우회적일 뿐만 아니라 최대 2단계에서 멈출 위험도 있는 로드맵임.
이정희 대표가 나름 깊은 고민의 결과물을 내놨음은 인정하나, 국보법 즉시 철폐 요구와 독소조항 7조부터 폐지 주장이 더 현실적임.
단계가 아니라 연대의 관점이 필요함.
국보법 폐지운동이 차별금지법과 혐오표현 금지법 제정을 함께 요구하고 그들과 연대한다면 더 강해질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