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겨울 탄핵 광장의 젊은이들은 지금…

그 겨울 탄핵 광장의 젊은이들은 지금…

그 겨울 탄핵 광장의 젊은이들은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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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찬

회장, 정치외교학과 80

삼일절 기념 집회의 두 가지 풍경

지난 3월 1일 탑골공원 앞에서 개최된 ‘3.1 대혁명 107주년 기념 주권자대회’에 참석한 날 저의 눈에 들어왔던 두 가지의 풍경이 새삼 떠오릅니다.

삼일절을 기념하는 집회임에도 불구하고 같은 장소에서 불과 50m 정도의 거리를 두고 집회 내용이 우리 쪽에서는 ‘내란 청산’을 외치고, 극우 집회에서는 ‘윤 어게인’을 외치는 모습은 언제나 그렇듯이 그냥 지나칠 수 있었지만, 우리 집회의 참석자들의 평균 연령대와 극우 집회 참석들의 평균 연령대가 너무도 대조적이었습니다.

우리 집회 참석자들은 50대 이상의 고령자들이 주축이었고, 극우 집회 참석자들은 20대가 주축이었던 것입니다. 이 같은 모습에 저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적잖이 당황했던 것 같습니다.

집회에서 사라진 젊은이들

내란수괴 윤석열 탄핵과 정권교체 이후에 이어지는 내란청산을 위한 촛불집회와 반 트럼프 집회 등 각종 집회에 참석하면서 제가 확연하게 느끼는 것은 빛의 혁명의 주역이었던 2~30대 젊은이들이 거의 안 보인다는 것입니다.

그 추운 겨울날 국회 앞 여의도 집회를 시작으로 남태령, 한남동, 광화문, 안국동 등 광장과 거리에서 응원봉을 들고 새로운 시위 문화를 이끌었던 젊은 세대들이 마치 약속이나 한 듯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물론 여러 가지 원인들이 있겠지만, 이들이 그렇게 목청껏 외치고 호소했던 이슈들이 점차 묻혀가고 있다는 사실에 많은 실망감과 좌절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받지 않는 사회, 사회적 소수자들의 권리가 보호되는 사회, 노동권이 보장되는 사회, 기후정의가 실현되는 사회 등등, 다시 말해 사회대개혁의 과제들이 현 제도권 정치에서 외면당하고 있다는 점이 이들에게 참여의 동인을 앗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저만 느끼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젊은 세대에게 희망고문이 아닌 희망회로를 제공해야

70년대와 80년대 대학을 다녔던 사람들은 ‘6월 항쟁’과 ‘촛불 혁명’, ‘빛의 혁명’을 모두 경험했던 세대입니다. 한국 현대사에서 군부독재를 무너뜨리고 이 땅에 민주주의의 초석을 만들었고, 국정 농단과 비상계엄에 의해 무너져버릴 뻔 했던 민주주의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던 세대입니다.

어찌 보면 그 이전의 세대에 견주어 행운의 세대입니다. 그런 만큼 이 시대가 요구하는 사회적 과제들을 충실히 수행해야 하는 책무감을 가져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다시는 무너지지 않을 민주주의의 법적·제도적 보완은 물론이거니와 우리 젊은 세대들이 안고 있는 현실적 문제들을 해결해줄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사회 경제적 개혁을 통해 좀 더 나은 세상에서 꿈과 희망을 포기하지 않고 살아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나라 민주주의 발전 역사에서 청년은 변화의 주역이었고, 진보와 변혁의 상징이었습니다. 이러한 청년 세대가 여러 가지 현실의 장벽에 부딪혀 좌절한다면 우리의 미래는 암울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까지는 검찰개혁과 사법개혁에 치중하다 보니 빛의 혁명의 광장에서 분출되었던 다양한 젊은 세대들의 외침이 제도권 정치 의제에서 외면당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개혁은 단선적으로 진행되어서는 결코 성공할 수 없습니다. 여러 과제들이 총체적으로 진행되어야 합니다. 이것을 추동할 수 있는 주체가 우리 민주진보시민들입니다.

현 집권 세력에게 지속적인 압력을 통해 사회대개혁을 수행하도록 해야 합니다. 이것이 우리가 앞으로 계속 광장과 거리로 나가야 하는 이유입니다.

근현대 역사를 돌아보았을 때 광장과 거리에 민주진보시민들이 있을 때 민주주의는 발전해 왔습니다. 이런 활동들을 통해 젊은 세대에게 미래에 대한 희망고문이 아닌 희망회로를 제공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세대에게 주어진 진정한 의미의 시대적 사명입니다.

6.3 지방 선거가 갖는 의미

우리 모두는 이번 6월 3일에 실시되는 지방 선거가 갖는 의미를 새롭게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까지 진행되어온 역대의 모든 선거가 양당 체제를 고착화시켜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 악순환의 고리가 또다시 되풀이되어서는 결코 안 될 것입니다. 빛의 혁명 이후에 처음 실시되는 이번 선거가 양당 과두 체제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정치 지형을 형성하게 하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지난번 21대 대통령 선거에서 드러났듯이 기존에 보수를 참칭했던 국힘당은 극우로 가버렸고, 민주당은 스스로 중도 보수라고 자임한 바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정치 지형이 현재는 진보의 영역이 거의 비어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를 채워야 하는 것이 지극히 당연한 것 아니겠습니까?

물론 가장 커다란 장벽이 현행 선거법입니다. 유감스럽게도 양당 모두 기득권을 위해 현재의 선거법을 개정할 의지가 전혀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우리의 소중한 한 표를 각 지역구별로 진보 정치를 내세우는 후보자들에게 투표하는 것입니다. 특히나 젊은 후보자들에게 기회를 줘야 할 것입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건데 이번 6.3 지방선거가 양당의 고착화가 아닌 극우의 몰락과 진보 정치의 영역 확대의 기회가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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