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Trump 투쟁

No Trump 투쟁

No Trump? Thank You, Trump!

- 반 트럼프 집회 참가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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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길준

스페인어과 86

트럼프 기자회견과 피켓팅!

외민동은 지난 10월 16일 오전 11시 반부터 광화문 광장에서 김종찬 회장 포함 24명의 회원이 참여해서 ‘미국의 경제 수탈을 저지하기 위한 반 트럼프 투쟁 기자회견 및 비상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이후 일부 회원들은 반 트럼프 포스터를 붙이는 실천적 행동을 함께했다. 이는 주권 국가의 자존감 회복과 정부의 협상력을 높여주기 위한 선봉대 역할을 하자는 취지에서, 전국민주동문회 차원에서는 처음 여는 행사였다. 이 자리에는 외부 인사로 정해랑 시국회의 집행위원장, 이연희 평화너머 공동대표, 신미연 진보당 자주평화통일위원장, 김남수 전국민주동문회 대표 등이 참여하여 연대 발언을 더했다.

이어 23일에는 점심시간대에 광화문 사거리 모든 방향에 흩어져 반 트럼프 피켓 시위를 했다. 특이했던 점은 점심 식사로 분주하게 오가던 한국인들보다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엄지척과 짧은 응원 멘트 등 우호적 반응이 상당했는데, 이는 국제사회가 바라보는 ‘반(反) 트럼피즘’을 방증하는 듯했다.

고마운 트럼프?!

망가진 미국 제조업 복구의 구원투수로 등판한 한국의 프로급 기술 인재들을 조지아 주에서 불법체류 노동자 취급하며 체포·학대한 것과, 관세 인하 조건으로 전범 패전국에게나 청구할 법한 3,500억 달러 현금 선납을 강요한 것에 대해 온 국민의 분노와 우려로 반 트럼프 정서가 끓어오르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나의 예측은 ‘결국은 한국에게 무척 이로운 상황으로 전개되고 엄청난 기회의 가능성이 열릴 것이다’라는 낙관이었다.

이는 윤석열의 오밤중 홍두깨 같은 계엄령 선포가 암약하던 어둠의 세력들을 광란의 굿판을 벌일 무대의 조명 아래 불나방처럼 몰려들게 해서, 썩어빠진 검사, 판사, 관료, 친일 뉴또라이(뉴라이트)들뿐 아니라 내란에 가담한 똥별들까지 모든 바퀴벌레들을 동시에 박멸할 기회를 만들어 주었듯이, 한국에 대한 트럼프의 맹랑한 자충수 또한 한미 관계에 있어 질곡으로 왜곡된 여러 문제들을 동시에 바로잡을 기회의 장을 제공해서 유사한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이 글의 제목 또한 ‘고맙다, 트럼프!’인데, 이는 농담이 아니라 반 트럼프 집회에 나가던 처음부터, 아니 오히려 미국의 불합리한 조치가 취해진 시점부터 진심이었다. 왜?

트럼프는 한국을 이길 수 없었다!

미국의 관세 협박이 단기적으로는 교역 상대국들의 무역수지에 악영향을 주겠지만, 미국의 생산과 소비 구조를 고려하면, 그리고 관세 자체가 결국에는 수입국의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세금이라는 점에서, 장기적으로는 미국인들의 지갑을 터는 자국민 궁핍화로 귀결될 것이 뻔했다. 따라서 소수의 특정 국가들이 아닌 대다수의 교역국들을 적대적 표적으로 설정한 것은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적 무지에서 비롯된, 시작부터 좌초라는 결과를 잉태한 패착이었다.

트럼프의 협박적 조치와 겁박적 요구는 한국인들을 반미 정서로 단결시켜 주었고, 미국에서는 한국 기술자들의 (짜기라도 한 듯한?) 일괄 철수로 인해 진행 중이던 28곳의 공장 건설이 중단되었다. 이는 피해가 미국에 귀착되는 것에 대한 비판적 여론을 촉발시켜 트럼프 자신이 허우적거리며 더 깊은 수렁으로 빨려 들어갈 상황을 자초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사실상 이때부터 이미 트럼프는 한국과의 협상에서 주도권을 상실한 상태였다고 보는 것이 옳다.

이재명 정부는 이런 사실을 간파했을 것이고, 대만의 TSMC가 미국 내 공장 가동 4년간 누적 적자액 1조 7천억 원(2024년만 약 6천억 원)임을 알고 있던 한국 기업들은 기존 투자액을 매몰비용으로 포기하더라도 미국의 수탈적 조건을 수용하기보다는 일단 사업을 중단(하는 척!)하고 조건을 유리하게 반전시킬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다. 한국 관련 이슈가 장기화될수록 트럼프 자신이 토네이도 회오리바람에 휩쓸려 날아갈 ‘똥줄이 타는’ 상황으로, 이는 시간을 끌수록 모든 판세가 한국에게 더 유리해지는 국면으로 전환됐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런 상황을 지렛대로 이용하지 못할 협상가들은 없을 것이기에 나의 낙관은 확신에 가까웠다.

그렇다면 ‘협상을 우리에게 유리하게 하기 위해서 어떤 조건을 어떻게 변경·조정할 것이며, 미국에게 무엇을 요구할 것인가?’만이 문제의 핵심(나의 관심)이었다.

내가 네게 이걸 주면, 넌 내게 뭘 줄 건데?

가장 큰 요구 조건으로 ‘전시작전권 환수’와 ‘한국의 핵무장화’의 초석을 다지기 위한 역제안이 적절하다고 생각했다. 그런 제안의 현실적 수용 여부를 떠나서 거대 담론의 단초가 될 만한 주제를 논의의 테이블에 올려서 미래를 위한 마중물로서의 포석을 깔아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이미 ‘임기 안에 전시작전권 환수’를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던 이재명 대통령의 “이면 합의는 없다”, “3,500억 달러 무조건 선금 투자에 서명을 했다면 내가 탄핵을 당할 것이다”라는 말에서 그의 원칙과 결연한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고, “아직도 우리의 안보를 외국에 의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일부 국민들을 이해할 수 없다”, “자주국방의 실현을 위해 방위산업에 대한 적극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말에서 그의 역제안의 내용이 전시작전권 환수와 핵(무장 포석?) 관련 사안과 맞닿아 있을 거라는 나의 예측에 확신을 더해주었다.

실제로 APEC 정상회담 이후 미국으로 돌아간 트럼프와 ‘전쟁부'(트럼프의 지시로 국방부에서 전쟁부로 개칭함) 장관은 핵추진 잠수함과 전시작전권 한국 이전 문제에 대해서 긍정적인 답변들을 내놓았다. 이는 과거 ‘국방부’ 관료들이나 의회와는 큰 차이가 있는 입장의 변화로, 대중국 해양 패권 상실 가능성이라는 위기가 반영된 마지못한 결정이겠지만, 모든 것을 미국의 비용 지출이라는 잣대로 판단하는 장사꾼 트럼프 정부만이 흔쾌히 수용할 만한 것이라는 점에서 또다시 “Thank You, Trump!”를 외치며 넙죽 절이라도 하고 싶다.

동북아 안보 지형에서 한국의 긴장감 고조?

핵추진 잠수함 승인과 한미 안보동맹 강화로 한국이 미·중 간 군사적 긴장상태라는 소용돌이의 중심으로 휘말려 들어갈 것이라는 우려 섞인 시각이 있는 듯하다. 그러나 현재 한국의 안보에 대한 실재적 위협이 북한보다는 일본과 특히 중국이라는 차원에서 볼 때, 한국의 군사력 증대는 필수적이고 미국과의 동맹 강화도 피할 수 없는 선택이며, 그 긍정적인 측면을 경시할 수는 없다고 본다.

트럼프가 집권 1기에 한국의 미사일 사거리제한 해제라는 조치로 족쇄를 풀어준 것이 한국의 국방력 급신장의 촉매가 되었듯이, 한국의 (20년 숙원 사업인) 핵추진 잠수함 승인은 한중일의 해양 지배력 구도 변화의 기폭제로 작용하여, 동북아의 긴장 고조라는 역효과보다는 한국의 전쟁 억지력 강화라는 긍정적인 효과가 훨씬 더 크다. 현재 한국의 육해공(우주항공 포함) 방산 기술 발전 속도라면 핵추진 잠수함 추가만으로도 7년 후 정도면 한국이 주변의 어떤 나라도 쉽게 넘보지 못할 군사 강국의 지위에 오를 것이다.

한국과 미국의 국제적 위상 변화

피아 식별 없이 협박하는 미국의 불의를 전 세계의 관중들이 지켜보는 사각의 링 한복판에서 무소의 뿔처럼 맞섬으로써 “한국은 더 이상 과거처럼 미국이 손가락질로 조종할 수 있는 꼭두각시가 아니다”라는 인식을 국제 사회에 심어주며 국가의 위상을 드높였다.

반면에 미국은 국제질서의 수호자가 아니라 국제 안보 및 교역을 교란시키는 파괴자라는 주홍 글씨를 스스로 자신의 이마에 새김으로써 미국의 달러·군사 패권주의 몰락의 서막을 열었다는 점에서 앞으로 국제적 정치·경제·안보 영역에서 급속한 판도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한국이 얼마나 절실하게 미국에게 필요한 상대인지는 우리의 외교적 노력보다도 미국의 매체들과 평론가들, 정치인들의 입을 통해서 미국인들에게 확실하게 각인되었다. 이런 인식과 이미지는 쉽게 변하지 않을 것이고, 미국 정치인들의 경험 또한 분명한 교훈으로 남을 것이기에 앞으로는 한국을 예전의 ‘똘마니’가 아니라 진정한 ‘우월적 파트너’로 대할 가능성이 더 높아진 것이다.

한국 경제의 대미 종속? 자본 유출?

전체 투자금 중 2,000억 달러에 대해서는 5:5로 수익을 배분하고, 투자 분야 또한 상호 합의하는 조건 하에 10년간 1년 단위 상한선 200억 달러로 분할 투자하며, 나머지 1,500억 달러에 대해서는 한국의 조선사들이 (사실상 MAGA라는 막연한 구호에 한국이 고안하고 제안한 구체적이고 특별한 기획상품인) MASGA 프로젝트에 직접 투자를 하고 전체 수익은 100%를 한국이 취한다. 이 문제에 대해서 혹자들의 우려와 비판적 견해가 있을 수 있으나, 일본의 조건(언급 생략)과는 달리 대부분 한국의 의사가 관철되어 세부 사항이 조정됐다는 점에서,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유출될 자본보다 훨씬 막대한 자본이 유입될 것임을 감안하면, 현재 협상 결과에 대해서 비평을 넘는 혹평을 하는 것은 억지스런 폄훼에 가깝다는 생각이다.

이미 제조업 밸류 체인이 대부분 끊기거나 무너진 상태에서 미국에 주요 제조업 공급망 재건을 위해 기술적 도움을 줄 수 있는 나라는 거의 없거나 좀 과장하자면 단일 국가로는 사실상 한국이 거의 유일하다.

MASGA 프로젝트의 협상 타결 직후 트럼프는 “군함 건조는 미국 현지 조선소에서 한다”고 정치용 선언을 했지만, 건조 비용이 2~3배가 더 들고 건조 기간이 2~3배가 더 소요되는 이유로, 실제로 팩트시트에는 블록과 핵심 부분을 한국에서 제작한 후 미국에 싣고 가서 조립 완성하는 것으로 이미 기록되어 있었다. 현재 군함 제조는커녕 유지·보수(MRO :Maintenance, Repair, Operations)마저도 한국에서 해야 하는 실정이다.

이는 미국의 대표적 상품인 아이폰이 미국 현지에서 생산되지 못하는 이유와 같고,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그 흔한 마스크도 생산하지 못했고 유수의 제약업체들을 갖고 있음에도 한국의 제약회사들이 생산한 백신을 공급받았던 것이나, 러·우 전쟁에서 우크라이나에 지원할 포탄이 없어서 한국의 재고를 구매해 갔던 사례에서처럼, 반도체, 조선, 배터리, 원전뿐 아니라 미국의 방산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는 군수산업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상태이다. 결국 미국의 제조업 부활은 한국의 상당한 영향력(기술적 지도? → 지배? 의존!) 하에 놓이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는 장밋빛 색안경을 쓰고 보는, 국뽕에 취한 개인의 착시현상이 아니라 국제적 제조 및 공급망 체계와 한국의 급격한 기술 발전 속도를 고려한 근거 있는 낙관이다. 절차와 과정은 역경처럼 다가왔지만 결과는 한국의 성장과 번영에 디딤돌 역할, 더 나아가서는 스프링보드(springboard) 효과와 스노볼(snowball) 효과가 결합되는 엄청난 시너지(synergy) 효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의미이다.

맺으며

외민동 회보 편집회의를 하던 중에 “반 트럼프 집회 후기를 하나 쓰라!”는 요청(? 강압!)을 받았을 때, “윤석열에게 그랬듯이 트럼프에게도 고맙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APEC 회담 기간 한미 협상에서 내가 바라고 예상했던 것이 너무 쉽게 사실(뉴스)화 돼버려서 특별히 쓸 내용이 없고, ‘반 트럼프’라는 취지에 맞출 수도 없고, 다수와 다른 관점일 수 있으니 쓰지 않겠다”고 고사를 했지만 “그럼, 그냥 네 멋대로 써봐라”고 해서 결국 위와 같이 간략히(?) 적게 되었다. 다수의 다양한 의견과 이견이 있겠지만, ‘저런 시각도 있구나’ 정도로 이해하시면 될 것 같다.

나라가 위기에 처할 때면 더 자주 만나게 되는 외민동 동문들의 멋진 모습과 활동이 내 삶에 의미를 더해주는 기쁨 중 하나이다.

외민동 만세!

대한민국 만세!

조기 레임덕 트럼프도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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