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작가, 신문방송학과 85학번
이스라엘이 이란을 폭격하고 중동이 다시 지구촌의 화약고가 되고 있는 최근 뉴스를 보며 새삼 가슴을 쓸어내리는 요즈음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는 한반도를 전쟁터로 만들어서라도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려 했던 미치광이 대통령 때문에 일상이 무너진 나날들을 보냈고 상식과 공정이 파괴되는 판결들을 보며 가슴을 조여야만 했기에 더더욱 근래의 전쟁뉴스가 더 깊게 가슴속으로 다가오고 있다. 만약 계엄이 성공했다면? 대통령이 탄핵되지 않았다면? 대통령이 바뀌지 않았다면? 우리의 삶은 지금 어떻게 되어 있을까…. 갑자기 소름이 돋는다. 우리가 온전한 일상을 회복하고 작금의 평화를 누릴 수 있도록 굳건히 거리로 나와 야광봉을 들고 민주주의를 외친 외민동 선후배들에게 다시금 존경의 마음을 전한다.
몇 주 전에 군사주의에 반대하는 국제여성네트워크(IWNAM)의 2025국제컨퍼런스 행사를 서울에서 개최하며 패널로 참석하여 알게 된 퀴어 팔레스타인연대의 타리님 부탁으로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시민사회 긴급행동 집회에 사진 촬영으로 함께 했다. 발언자들의 내용 중 가장 충격적인 것은 이스라엘에 의해 집단학살이 진행되고 있는 가자지구 인구 중 유독 아동 사망자가 많은 이유가 이스라엘이 아동을 상대로 표적 공격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의료 봉사를 다녀온 의사들의 증언에 따르면 이스라엘 저격수는 고의로 아동의 머리를 쏘고 드론은 폭격 직후 살아남은 아동을 골라 재차 폭격한다고 한다. 팔레스타인의 미래를 없애기 위해 어른보다 아동을 공격하는 것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이스라엘의 인식이 그 어떤 전쟁과도 비교가 되지 않는 참혹함을 만들고 있다.
네타냐후는 자신의 독재를 위해 히틀러 같은 광인이 되기를 서슴지 않고 있다. 승자도 패자도 없고 오직 절망만 있는 전쟁은 지구촌 어느 곳에서도 일어나서는 안 된다. 전쟁의 위험과 독재의 위험이 늘 공존하는 한반도는 더더욱 남의 나라 일이라고 방관해서는 안 된다고 여긴다. 한발 더 나아가 한국에서의 지지와 지원이 조금이라도 힘이 된다면 우리 시민들과 기업들도 함께 힘을 보태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사진은 집회 후 행진의 마지막 구간인 청계천 변의 모습을 찍은 것이다. 한가롭게 여유를 즐기는 서울시민들 모습 뒤로 참혹한 팔레스타인의 평화를 위해 ‘Free Palestein’을 외치는 집회 참가대가 행진하고 있는 장면이다. 이 사진이 유독 내 눈길을 끈 이유는 간단하다. 하마터면 이러한 장면은 다른 나라에서 우리나라의 평화를 위해 행진하는 시민들의 모습을 담은 장면이 될 수도 있었겠구나 하는 생각에서이다. 그러나 우리는 다행히 미치광이 대통령을 탄핵했고 전쟁 없는 평화를 추구하는 새로운 대통령을 만났다. 한반도 평화에 대한 희망이 새롭게 그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