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한강은 ‘과거가 현재를 도울 수 있는가, 죽은 자가 산자를 구할 수 있는가’ 묻는다. 광장의 수많은 응원봉들은 ‘현재가 미래를 도울 수 있는가’를 묻고 또 물으며 일상을 역사의 현장으로 만들고 있다.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내란사태는 2025년 1월 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 체포와 구속기소를 딛고 K-민주주의를 세우려 하는 우리에게 상상을 초월하는 궤변적 법리로 구속취소와 석방이라는 참혹한 사태를 안겨주었다. 전방위적 극우 세력들의 발호가 극에 달하는 이 비참한 현실들은 정의와 공정이 살아 숨쉬는 민주주의 국가 대한민국이 숨겨온 뒤틀린 허상과 욕망의 집합체로서의 민낯들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어디서부터 잘못되었고 어떻게 바로잡아야 하는가? 그리고 또 어떻게 일상을 되찾을 것인가? 응원봉을 든 광장의 사람들은 저마다 이러한 생각들을 가슴에 품은 채로 매일 매일을 광장에 서리라 여기며 광장의 사람들과 그곳에서 파편화되어 나오는 잔해들을 틈나는 대로 들여다보고 줍고 있는 중이다. 불확실한 시간과 현장의 치열함 속에서 들고 있는 카메라는 시대와 나 자신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관계하게 하는 감각의 방식이자 소통의 도구이다. 우리 안에 그리고 내 안에 깃들어 있는 깊은 슬픔과 모순을 극복하기 위한 치료제이기도 하다.
내란 극복과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각자 들고 흔들었던 응원봉 또한 같은 의미이리라 여긴다.
곧 있을 헌법재판소의 선고가 너무나도 중요한 시점이다.
여의도 국회의사당, 남태령고개, 한남동, 광화문 동십자각, 헌법재판소 앞에 모인 별들, 땅 위에 내린 별들, 우주의 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