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정외과 80학번)
우리 외민동이 2022년 12월 9일 재 창립 총회를 통해 본격적으로 활동을 개시한 지 만 2년이 지났습니다. 준비 기간까지 포함해서 약 2년여의 시간을 돌이켜 볼 때 많은 모임과 행사들이 있었지만, 그중에서도 기억하고 싶은 몇 개의 장면들이 떠오릅니다.
# 장면 1 : 2022년 5월 2일 경복궁 근처의 어느 한 식당
87년 6월 항쟁 이후 각 대학에서 민동 조직들이 생기나면서 외대 역시 초창기에 발족을 했지만, 30여 년 동안 몇 번의 부침이 있었습니다. 겨우 명맥만 유지하고 있던 2019년 12월 떠밀리다시피 회장을 맡으면서 제 임기 동안에 반드시 외민동을 재건시켜야겠다고 마음먹고, 같이 힘을 합쳐 일할 수 있는 후배들을 만나고 다녔는데, 마침 코로나 발병으로 2년 동안의 공백 기간이 있었습니다. 그러다 우여곡절 끝에 세 명의 후배(82 최순일, 83 이중원, 85 함칠성)들이 저의 제안을 받아 주어, 네 명이 처음으로 함께 만나 이른바 도원결의를 했던 날입니다. 그 날 이후부터 서로 역할 부담을 통해 본격적으로 재건 사업이 시작되었습니다.
# 장면 2 : 외민동 단독 버스로 광주 5.18 기념식 참가
2022년 5월 14일 서울지역 민동 대표들과 몇몇 단체 대표들이 공동으로 버스 1대를 빌려 당일치기로 이중원 사무국장과 함께 광주에 다녀온 적이 있었는데, 그 때 제 마음속으로 굳게 다짐한 것이 1년 뒤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외민동 단독 버스로 와야 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다행히도 재건 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이 되면서 이 약속이 현실화 되어 2023년, 2024년 우리 회원들과 단독 버스로 당일치기가 아닌 1박 2일 코스로 회원들의 연고지인 담양과 순창 지역 역사 탐방을 다녀오게 된 것입니다. 5.18 버스는 외민동이 존재하는 한 계속 이어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 장면 3 : 16년 만에 이루어진 홈커밍 데이 행사
예전의 외민동 시절에 1987년 6월 항쟁 기념으로 모교 방문 행사를 한 적이 있었는데, 재 창립 이후 2023년 6월 3일 16년 만에 학교를 방문하여 재학생들의 환영 풍물패 공연도 보았고, 외대 학생 운동사의 뼈아픈 역사로 남아 있는 ‘외대 6.3 투쟁’의 기억들을 공유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무엇보다도 이것을 계기로 총학생회를 통한 재학생들과의 교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그 뒤로 외대생 농활비 지원, 재학생 5.18 광주 방문 지원, 외대 재단 관련 성명서 발표 등으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또한 외대교수협의회 회장(85 유달승) 등 모교 교수 몇 분이 외민동 회원으로 가입하고 있습니다.
# 장면 4 : 각 지역 동문 탐방
회원 학번별 구성이 현재 70년대부터 2010년대 학번까지 40여년에 걸쳐져 있고, 각 지역별로도 제주도까지 골고루 분포되어 있는 상황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 회원들 간의 교류였습니다. 그래서 매년 총회 및 송년회 이외에 다양한 만남의 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2년 동안 두 번의 1박 2일의 동문 탐방 행사를 가졌습니다. 2023년에는 충북 옥천, 전남 무안, 충남 예산에 터를 잡고 있는 동문(00 정순영, 82 김호산, 98 엄청나)들을 만나서 그들이 어떻게 그 지역에 터를 잡고 뿌리를 내려 현재 어떠한 활동들을 펼치고 있는지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었습니다. 2024년에는 전남 장흥에 ‘동학 역사 기행’을 다녀오면서, 장흥에 뿌리를 내리고 그 지역 출신으로 그 동안 역사 속에 묻혀 있었던 동학혁명가 및 독립 운동가들을 발굴하여 장흥 동학 기념관 건립의 기초를 다졌던 문충선(82 독어과) 동문을 만나고 왔습니다. 이런 1박 2일의 동문 탐방을 시작으로 각 지역별, 분야별로 현장에서 꿋꿋하게 일하고 있는 동문들과의 만남인 소소한 동문 탐방도 계속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 장면 5 : ‘팔레스타인 침략 이스라엘 규탄’ 기자회견
2024년 6월 29일 외민동이 전민동에 제안을 해서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 가자 지구 침략 학살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이날 발표한 성명서를 8개 국어로 번역하여 각국 주요 통신사에 보내 전 세계에 우리의 뜻을 전한 바가 있습니다. 이런 것은 우리 외민동만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 장면 6 : ‘외민동 따뜻한 동행’ 행사 진행
그 이전 외민동 총회 및 송년회 때는 그 해년도 ‘자랑스러운 외대 민주동문상’만을 시상해왔는데, 2023년부터는 ‘외민동 따뜻한 동행’ 행사를 겸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회원들의 따뜻한 마음들을 담은 모금 활동을 통해 2,000만원을 모금하여, ‘유자녀 장학금’, ‘현장 활동가 지원금’, ‘재학생 격려금’ 등으로 후원하였습니다. 이런 행사야 말로 우리 외민동의 가장 큰 존재 이유가 될 것이며, 앞으로도 매년 계속 이어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외에도 ‘이태원 참사 분향소 지킴이 활동’, ‘70년대 선배들과의 만남’, ‘외민동 법률 자문단 발족’, ‘고 이동혁 동문 5주기 추모 콘서트’ 등 더 많은 장면들이 생각나지만, 지면 관계상 이 정도로 하고, 곧 오픈될 외민동 홈피에 외민동 동문회보 ‘함께 가자! 외민동’이 창간호부터 이번 호까지 실릴 예정이니 틈나는 대로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2025년부터 우리 외민동 시즌2의 도약기가 시작될 것입니다. 앞으로도 더 다양하고 의미 있는 활동과 회원들의 모습들이 이 동문회보에 기록될 것으로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