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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민동 광장에 서다

-외민동 탄핵집회 및 그 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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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원

터키어과 89학번

한해가 저물어가던 지난해 12월 3일은 모두의 악몽이었다.

   하마터면 역사의 수레바퀴가 궤도를 벗어나 우리가 지난하게 이루어온 모든 소중한 가치들 _ 민주, 진보, 인권, 정의, 자유 등 모든 것들이 일순 소멸되었을 현실 속의 악몽이었다. 하지만 여의도로 달려간 이들, 그리고 역사의 반동을 거부하는 이들에 의해 제압되었다.

   군사적 물리력을 동원한 친위 쿠데타는 거의 실패하지 않는다. 그것은 강한 조직력과 실천력, 무기와 자원을 가졌기 때문이다. 상대를 제압하려면 그것보다 더 강한 힘이 있어야 되는 것은 물론이다. 이번 내란이 실패한 것은 내란 세력보다 더 강한 힘이 있었기 때문이고 그 실재가 증명된 것이다.

무엇이 그들보다 더 강한 힘이었는가. 우리는 그들보다 못한 조직력, 실천력을 가지고 더구나 무기와 자원은 있지도 않다. 그렇다면 그들보다 더 나은 다른 힘이 있어야 한다.

그것은 광장의 힘이다. 모인 사람들의 힘이다.

   사람들에게는 의식과 거기에서 연유되는 의지가 있다. 의식은 바를 때 온전하고, 의지는 바른 것을 지키겠다고 할 때 가장 큰 힘을 가진다. 외민동의 힘은, 바른 의식을 가진 사람들이 바른 것을 지키겠다는 의지들을 가지고 모여 이루어진 것이기에, 거기에서 근원적으로 발원하고 그래서 강하다.

외민동은 그 힘을 가지고 광장으로 나간다.

   지난해 내란(계엄선포) 이전에도 외민동은 광장으로 나갔다. 우리의 의지는 저들의 파행과 반동을 결코 용납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내란이 일어난 그날 밤 외민동의 많은 회원들이 여의도로 달려갔다. 진정 목숨을 거는 결사의 의지를 가진 이들만이 할 수 있는 의거였다. 우리는 이들에게 무한한 찬사와 박수를 보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수많은 동문들이 광장으로 쉬지 않고 나갔다. 겨울의 바람은 매서웠다. 광화문 광장에 세운 외민동의 깃발 아래 우리는 내란 수괴의 탄핵을 외쳤다. 내란 세력들의 처벌을 외쳤다. 내란 세력의 발악으로 탄핵 정족수를 채우지 못하는 국회는 연이어 탄핵에 실패하였다.

우리는 국회가 있는 여의도로 갔다. 여의도의 바람은 겨울의 힘을 빌리지 않아도 한강을 건너며 더욱 매서워졌다. 하지만 외민동의 깃발은 그 바람에 맞서 더욱 돋보이게 날리었다. 국회 앞 도로는 광장이 되어 무수한 사람들로 가득했고 외민동은 누구보다 크고 뜨겁게 외쳤다.

내란수괴 윤석열을 탄핵하라!

   마침내 탄핵은 국회를 통과하였다. 그렇지만 종결은 결코 아니다. 내란의 무리들을 모두 구속하고 사법처리하는 날 한차례의 종결이 될 것이다. 하지만 궁극적인 종결은 이 나라와 민중이 결코 되돌릴 없는 공고한 민주주의를 세우고 이를 체제화하는 날이 될 것이다. 그러기에 우리는 쉼 없이 광장으로 나간다.

내란 수괴 윤석열은 모든 법을 거부하였다. 아니 모든 법을 파괴하려 한 자이다. 법원이 발부한 체포연장을 거부하며 농성을 하였다. 외민동은 내란수괴의 한남동 농성에도 맞섰다. 밤새 추위와 내리는 눈에도 굴하지 않고 역사의 현장을 지켰다.

   내란의 무리는 마침내 우리 모교까지 침탈하려 하였다. 학교라는 같은 탯줄을 가진 우리가 어찌 모교가 밟히는 것을 용납할 수 있겠는가. 외민동의 축적된 힘은 마침내 폭발하였다. 평일임에도 70명이 넘는 회원이 학교로 모였다. 외민동이 모교 후배들에게 보낸 격려 현수막들이 학교 정문 도로 좌우에 길을 따라 걸려 우리가 할 일을 예고하고 있었다.

우리는 부끄러웠다. 몰려온 내란이 무리들이 내뱉는 그 한없이 질 낮은 말과 저열한 행위에 우리가 저런 자들과 같은 세상에 살며 맞서야 한다는 것이 너무나 부끄러웠다. 저들은 그저 자극적인 영상과 음성을 얻어 유튜브 돈벌이를 하려는 것일 뿐, 그것이 이 나라와 민주주의를 파괴하려 한 내란의 지지와 옹호여도 그저 돈이 된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자들이다. 그들은 동원된 조직과 단련된 선동, 파괴, 폭력의 악행을 무기로 우리를 제압하려 하였으나 결코 물러설 우리가 아니었다. 후배들과 연대하여 늦은 밤까지 외민동 회원들은 맞섰고 내란 무리들은 결국 한 발짝도 모교로 들어오지 못하였다. 외민동은 스스로의 힘을 알게 되었다. 우리가 알던 것보다 더 큰 힘이 우리에게 있음을 자각하게 되었다. 수많은 후배들이 외민동의 존재와 힘을 알게 되었다. 그들도 미래의 외민동 회원이 되어 우리와 함께 길을 걸을 것이다.

   헌법재판소의 선고는 아직도 미래형이다. 모두가 지켜본 국회 봉쇄와 침탈이었음에도, 수많은 시민들이 국회로 달려와 지키고 저항하였음에도 이런 명백한 내란에도 저들은 주저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광장으로 나가야 한다. 우리의 의지가, 우리의 힘이 그 어떤 역사의 반동도 용납치 않을 것임을 보여주어야 한다.

   오늘도 외민동의 깃발이 광화문 광장에 오른다. 우리의 의지와 힘이 깃발이 되어 광장에 날린다. 그 깃발 아래 외민동 사람들이 있다. 거기에 늘 있기에 우리는 주저하지 않고 광장으로 나간다. 우리가 이룬 소중한 것들을 짓밟으려 한 자들을 응징하고 역사가 물러서지 않도록 외민동 깃발 아래서 오늘도 외친다.

헌재는 내란수괴 윤석열을 즉각 파면하라!

P.S.

 

44일 오전 1122, 마침내 헌재는 윤석열을 파면하였다.

우리는 승리하였다. 외민동은 승리하였다.

쉼 없이 오른 외민동의 깃발, 그 아래 모인 회원들.

각자의 자리에서 민주주의를 열망하고 지지한 회원들.

모두의 노고와 헌신이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을 지켜냈다.

 

광장의 힘, 모인 사람들의 힘을 증명해 내었다.

 

외민동의 걸음은 여기에 멈추지 않을 것이다.

우리의 갈 길이 멀고, 할 일은 많다.

 

비상한 시국으로 외민동은 광장에 나가는 것을 그 첫째로 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가 하고자 하는 것들, 사회, 문화, 환경 활동 등 그리고 탐방, 산악회, 동아리모임, 책출간 등 다양한 친목활동으로 외민동은 지금처럼 바른 의식과 의지를 펼치는 것은 물론, 동문회 본연의 활동으로 회원이 즐거운, 서로 보고 싶은 모임으로 자리할 것이다.

급격하게 600 명을 넘은 회원은 외민동의 가치와 효능에 대한 스스로의 입증이며 회원 모두는 이 가치를 지키기 위해 멈추지 않고 걸을 것이다.